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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 (217)
깊이에의 강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마태 18,22) #dailyreading 이 부분만 읽으면 무조건 용서해야 하는가 싶어 나는 하느님이 아닌데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말씀에 대한 비유로, 자신이 탕감 받은 큰 빚은 잊고서 친구에게 준 적은 돈은 멱살까지 잡아가며 받아내려는 종 얘기가 나온다. 눈물로 엎드려 빌던 사람이 그 큰 돈을 탕감 받은 후 돌아서 나오는 길에 친구의 멱살을 잡는 것이 인간인가. 나를 돌아보면 내가 해야할 일흔일곱 번의 용서 전에 내가 받은 수백 수천 번의 용서를 깨닫게 된다.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마태 17,27) 오늘은 '몫'이라는 단어에 마음에 갔다. 예수님은 주는 것에 너그러우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셨다. 봉사를 하니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적게 받으며 사니 넘치게 받아도 괜찮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나도 나의 몫을 명심하고 살 것. 거저 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 것. 후한 대접을 당연히 받지 말 것. 감사할 줄 알고 미안해할 줄도 알고 갚아가며 살 것. 어제 손님으로 오신 신부님이 정성껏 미사를 준비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다. 그 인사가 처음에는 생뚱맞다 싶었는데 미사 내내 마음이 조금 아렸다. 고마운데 아픈 인사... 그러고 보니 매일 한 시간씩 일찍 나가 미사를 차리고, 갑작스런 전례 ..

구름이 우리를 덮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면 제자들은 어땠을까요? 제자들은 겁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때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구름에 덮인 베드로는 비록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오히려 하느님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비록 캄캄하고 보이지 않아서 겁이 나는 때가 오더라도 어쩌면 그때가 오히려 하느님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때인지도 모릅니다. 간절하게 기도할 때 우리가 눈을 감는 것처럼, 보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들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잠심하기 위해 눈을 감는 것처럼 말입니다. 구름은 저에게 무진기행에 나오는 안개만큼이나 자욱하고 어둡고 뿌연 이미..

마태오 복음 13장에는 7가지 비유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중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는 분량이 적기도 하지만 각각의 비유로 나눠져 있지 않고 하나의 제목으로 묶여 있습니다. 왜일까요.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아, 발견한 사람은 잘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삽니다. 보물만 사는 것이 아니라 보물이 묻힌 밭도 함께 말입니다. 또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아, 발견하면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습니다'.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treasure hidden in a field, which someone found and hid; then in his joy he goes and sells al..

이번 주 주일 복음은 다들 잘 아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우리는 이 복음을 읽을 때 주로 내가 어떤 땅인가를 묵상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번 주일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해서 묵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길바닥일 때도 있고 돌밭일 때도 있고 가시덤불처럼 가시투성이일 때도 가끔 좋은 땅일 때도 있지만 씨를 뿌리시는 그분은 멈추지도 지치지도 않고 내게 씨를 뿌리십니다. 말씀이신 그분(씨)은 말릴 틈도 없이 내 마음에 떨어져 내리고, 새들에게 먹힐 줄 알면서도,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할 줄 알면서도, 햇살에 타버려 없어질 줄 알면서도, 가시덤불에 숨이 막힐 줄 알면서도, 그 어떤 조건도 마다하지 않고 기어이 땅에게 자신을 맡기십니다. 내가 좋은 땅일 때만 내게 오시는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또한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마태 9,17) 새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일 리는 없고 젊거나 신상, 낯설거나 낡지 않은 것이 '새 포도주'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깨닫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새 포도주가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게 되면 '좋은' 포도주가 되는 것인데, 그 과정을 생략하고 '좋은 포도주'로 건너뛰며 살아온 건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시간을 견디고 변화를 겪지 않은 새 포도주는 숙성되지 않은 포도주일 뿐. 나 역시 새 포도주일 뿐이었는데 좋은 포도주라고 착각하며 시간을 앞당기려 하거나 나를 몰라준다고 여겼었구나. 하지만 새 포도주가 좋은 포도주가 되도록 늘 새 부대의 모습으..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평상에 뉘어 그분께 데려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마태 9,2) #dailyreading 지붕을 뚫어서라도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가려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를 낫게 하셨다. 지붕을 뚫으니 빛도 쏟아져내렸다.

이번 주 복음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각 부분마다 의지에 관해 묵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25-26절은 예수님의 기도이지만 하느님의 의지(영역: gracious will)를 떠올렸습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지만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의 선하신 뜻. 스스로 알고 있다고 자처하는 이들은 깨닫기 어렵지만 철부지νηπίοις[nēpiois, 네피오이스]는 드러내 보여주시는 분 덕분에, 보여주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의지 때문에 오히려 잘 받아들입니다. 네피오이스는 실제로 어린 아이가 아니라 '경험없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어린 아이와 같이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의 제자들' 혹은 '순박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어렵고 힘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옳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