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목록루카의 우물/루카 9장 (22)
깊이에의 강요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루카 9,6) 오늘은 제자들이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음을 묵상한다. 내가 이곳에 왜 있는지 생각하며 지난 한 달을 보냈다.그 생각에 매달려 속절없이 시간을 흘려보낸 것은 아니지만막상 주어진 일들을 하면서도 내가 썩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 '예'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순수한 '예'만은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어색해하고 자꾸만 주저하는 내 속마음을, 나는 알기 때문이다.그래서... 좀 너무하신가 싶은 예수님의 말씀에군말 없이 길을 떠난 제자들이, 그 제자들의 침묵이 크게 와닿았다. “길..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이 복음말씀을 묵상하노라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데요, 특히나 순교성인들을 생각하며 오늘 복음을 들으면 부끄러운 마음이 끝도 없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며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 후 하신 말씀입니다. 당신이 먼저 죽음을 각오했다고 하시는데, 뒤따라가겠다 말하지 못할 제자가 누가 있겠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번 주는 이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묵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 자신을 버리고 /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경험하고도, 수난과 부활 예고를 처음 듣는 것도 아니면서, 복음의 제자들처럼 우리 역시 수난을 겪어야 하고 수난 후 부활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참 쉽게 잊고 삽니다. 루카 복음에서 두 번째로 나오는 이 수난과 부활 예고는 사실 다른 공관 복음과는 달리 수난에 관한 언급(넘겨질 것이다)만 있고 부활에 관한 언급은 없습니다. 두 번째 예고이기 때문인지, 부활 없이 수난만 언급되었기 때문인지 저는 이 복음을 읽으며 저의 두 번째 서원, 첫서원 이후의 서원 갱신을 떠올렸습니다. 서원 갱신 미사는 첫서원 미사와 달리, 마치 영광스러운 부활에 대한 언급이 없는 오늘 복음처럼, 화려한 성당 꽃꽂이나 장궤틀에 씌우는 하얀 레이스가 없었고 서원장마저도 백지였습니다. 갱신을 하고 나서 수건 모양이..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쌓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26절) 예수님을, 예수님의 말씀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부끄럽다’는 단어를 사전을 찾아보면, ‘일을 잘 못하거나 양심에 거리끼어 볼 낯이 없거나 매우 떳떳하지 못하다’, ‘스스러움을 느끼어 매우 수줍다’라고 나옵니다. 떳떳하지 못한 상태, 조심스럽고 어색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예수님의 말씀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말은 예수님이나 예수님의 말씀을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평소 언제 부끄러움을 느끼시나요? 비뚤어진 세상은 우리에게 돈이 없을 때, 재능이 부족할 때, 번듯한 직장을 가지지 못했을 때, 자식이..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루카 9,29) 오늘은 이 구절에서 멈췄다. 어제 체감온도가 42도이길래 식사 준비하다가 천국 가겠다고 농담을 했는데 ‘변모 축일을 앞두고 변화할 준비를 하는거냐’던 어느 신부님의 농담이 떠나가질 않는다. 나는 그런 준비를 했던가. 나는 변모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 나는 변모를 바라기는 하는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예수님은 기도하시면서 얼굴이 달라지고 번쩍였다. 기도하시면서 변모하셨다. 예수님의 기도는 자신의 얼굴 모습을 변하게 했고, 스스로 빛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도 그 빛이 닿았다. 빛이 닿고 비추어 지금 여기가 어떤 곳인지 드러나게 하고 내 마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과 예수님의 대화는 조금씩 엇나갑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맞아들이지 않았던 사마리아 사람들을 혼내주려는(“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어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제자를 오히려 꾸짖으십니다. 그리고 다른 마을을 통해 예루살렘으로 가셨습니다. 자신을 가로막는 것이면 어떻게 해서든지 치워버리고 목표를 향해 갈 길을 가려는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은 다른 마을을 통해서라도 예루살렘을 향하십니다. 우린 어떤가요? 내가 세워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해하는 것들을 모두 ‘아니다’로 결론 짓고 없애버리려는 제자들과 닮았나요, 아니면 자신을 막아서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그대로 두시고 돌아서서라도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는 예수님과 닮았나요? 정의랍시고, 누군가를, 누군가의 행동을 용납하기 ..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루카 9,54-56) 돌아서서 제자들과 맞서신 예수님을, 그 표정을 상상해 본다. 기도 중이라 해도 상상이 이루어진 순간은 이내 피하고 싶은 순간이 된다. 하늘에서 불을 내려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는 제자들의 들뜬 분개보다 예수님의 근엄한 꾸짖음이 내겐 더 두려운 일이니까. 하지만 제자들과 헤어지지 않으시고 다른 마을로 둘러가는 길에 동행하셨고 예루살렘에도 함께 가셨다는 것을 나는 안다. 정의랍시고, 누군가를, 누군가의 행동을 용납하기 싫고 응징하고 싶은 내 욕망을 주님의 뜻이라 포장하기는 얼마나 쉬운..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루카 9,4) #dailyreading 입회를 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는 말에만 눈길이 갔었다. 지닐 수 없는 것이 주는 아쉬움이 컸던 걸까. 지팡이, 여행 보따리, 빵, 돈, 여벌 옷도 가져가지 말라는 말이, 어쩌면 그 말만이 힘들어 보였다. 가질 수 없는 것… 입회 후엔 가지지 않아도 떠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말씀에 동의하며 사는 것에 더 마음 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뒤따라 오는 말씀,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라는 말씀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떠날 때까지 머물라는 말씀이 ‘지금’은 떠나지 말라, ‘아직’은 떠나지 말라는 말씀으로 들리니 지금 여기에 머물기 위해 나는 떠날 수가 없다… 하느님 뜻을 지금,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