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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루카의 우물/루카 11장 (12)
깊이에의 강요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루카 11,27-28) While Jesus was speaking, a woman from the crowd called out and said to him, “Blessed is the womb that carried you and the breasts at which you nursed.” He replied, “Rather, blessed are those who hear the word of God and observe it.” 과거(c..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루카 11,28) 예수님께서 말씀을 하고 계신 중에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하고 목소리를 높인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일러주셨다. 눈 앞에 행복을 두고도 다른 이들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 말고 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알려주신 것이다. 너는 지금 내 말을 듣고 있으니 너는 지금 행복 앞에 있다... 우린 가끔 행복 앞에서 행복을 찾아 헤맨다. 남 행복을 들여다보는 시간에 나의 행복 앞으로 가면 될 일인데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루카 11,17-18) 하나의 사건을 함께 지켜보았더라도 우리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나아가 각자의 결론을 내린다. 말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는데 어떤 이는 놀라워하고, 몇 사람은 마귀의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렸다며 대놓고 판단하고, 다른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하며 의심의 근거가 자신의 불신에 있지 않고 상대의 증거 부족에 있는 것처럼 말한다. 이것이 어디 예수님 시대에만 있었던 일이랴. 나를 부정당할 때, 나 자신이든 내가 한 일이든 과소평가 되거나 오해를 넘어 나쁘게 평가될 때 나는,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루카 11,30)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이 듣지 않으리라 생각했기에 내키지 않은 상태로(실은 도망치다가 어쩔 수 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했고,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악한 길에서 돌아섰다. 회개할 만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회개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 이처럼 표징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표징을 믿지 않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요즘 세상도 예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예수를 믿고 따르지 않는 게 문제이듯. 눈맑은 스승이 보이지 않는다고, 존경할 만한 영성가가 드물다고, 귀감이 될 선배 수도자가 더 많아야 한다고 불평하고 한탄했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지 않나..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루카 11,23) 편들지 않아도 침묵으로 반대편에 설 수 있고, 피해자와 함께 애쓰지 않음으로써 가해자를 편들게 될 수도 있다. 십자가 아래에 서 있다고 모두가 예수의 마음은 아니었듯이. 하지만 내 마음을 가장 울리는 건, 어디에서 어떤 마음으로 있든 이들 모두를 위해 예수는 오셨고 죽으셨고 부활하셨다는 것. 그러니 더더욱 내 행동이, 내 말이 끼치는 영향까지도 내 몫임을 기억하면서 살아가자.
너희가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루카 11,43) #dailyreading 회당은 말씀이 울려퍼져야 하는 곳이고, 장터는 생명의 소리가 울려퍼져야 하는 곳. 그러나 불행하여라, 아랫자리 사람에 대한 염려는 커녕 쳐다보지도 않았고, 장터에서 물건을 팔아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에...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루카 11,23) Whoever is not with me is against me, and whoever does not gather with me scatters. 함께 있는 것, 함께 모아들이려 노력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자꾸 해보게 된다. 그분의 선한 뜻으로 뭉친 곳으로 가서 함께 있으려는 노력보다 그저 내가 있는 곳에 함께 있길 원한 건 아닌지, 그분 뜻대로 모아들이기 보다 내 뜻이 기준이 되길 강요했던 건 아닌지... 내가 있는 자리가 뜻이 되길 바랄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가 그분의 선하신 뜻인지 살필 것. 아니다 생각이 들 때 과감하게 내 자리를 떠나 그분 뜻으로 가는 것이 함께 있는 것이..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루카 11,19)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면, 눈 먼 이를 고치는 예수를 사탄의 힘이라 말한다. 돕지도 않고 도와주는 이도 나쁘게 말하는 이들은 복음서에만 있지 않다. 오늘은 복음 묵상이 쉽지 않았다. 오늘이라고 쓰고 보니 사실 요즘 계속 그랬다. 불편한 마음이 커서인지, 묵상이 힘들었네. 하여간, 복음이야 하느님 편과 아닌 편이 확연히 드러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 갈등이 클 이유가 없지만 정작 우리가 사는 삶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 아닌가. 같은 편에서 돕는 사람인지, 흩어버리는 사람인지 아는 것도 쉽지 않고, 나 자신도 곧잘 오해를 받는다.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뒷감당이 어려워 따라가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