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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르코의 우물/마르코 8장 (8)
깊이에의 강요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마르 8,33)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누군가를 위한 말과 행동이었다 해도 사탄이라 불릴 만큼 해를 끼치는 말과 행동일 수 있고하느님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때론 본인만의 일)일 때가 있다.좀 심하다 싶은 마음에 거부감부터 드는 말씀이기도 하지만끊어내야 할 태도라면 차라리 칼은 날카로운 게 낫다. cpe를 시작하고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나도 나의 과거를 반추하며 행복한 기억과 더불어 아팠던 기억들도 돌아본다.세월이 흘러 그것이 미움이라기보다는 부족하고 서툰 사랑이었음을 이해하게 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 태도를 옹호..
제자들이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마르 8,4) #dailyreading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하고 대답하셨다. 그러니 우리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자. 선악시비 잠시 접고 나의 할 바를 먼저. 며칠 찾을 게 있어 일기를 보다가 30일 피정 때 봤던 고해성사를 떠올렸고(https://singthelord.tistory.com/m/2590) 내 삶을 더 충실히 살아내자 다짐했었다. 어제 소임 이동을 하는 동생이랑 문자를 주고 받다가, 이 일기를 보여주면서 살다보면 힘든 순간이 오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힘들 때 더 열심히 살아보자고 했다. 그러고보니..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마르 8,15-16) 제자들은 자신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고 상황도 잘 판단했다고 여겼겠지만 실은 자신들의 빵에 대한 욕구를,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을 뿐이다. 더불어 실은 잘 알아듣지 못했음을, 자신들의 생각에만 파묻혀 있었음도 드러냈다. 내 말도 그렇다. 잘 판단하고 재치 있게 말했다 싶어도 드러나는 건 그게 아닐 수 있다. 듣고 있었기에 ‘들었다’고 생각했겠지만 내 생각에만 집중했을 수도 있고, 수차례에 걸쳐 거듭 생각했으니 정확하게 판단했다 확신이 들어도 아닐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말을 삼가고 또 삼가고…
그분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마르 8,11) 하늘에서 오는 표징이 있으면 더 좋겠으나 그게 내 뜻대로 오겠는가. 내 뜻대로 오길 원한다면 이미 그것은 하늘의 뜻이 아니라 그저 내뜻일텐데. 하늘에서 오는 표징은 하늘의 뜻이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마르 8장) 제일 먼저 올라오는 생각은 매번 내 것을 내놓아야 하는가였었다. 뭘 그리 내놓았다고, 아니, 평생을 내놓고 살고자 시작한 삶이 아니었던가. 읽고 또 읽어도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어떤 이유로도 지금 내 마음을 달랠 수는 없을 것 같았고 길에서 쓰러져 버릴 거라는 예수님의 말도 내 마음의 장벽을 뚫지는 못할 것 같았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들이(제자들이) ‘나누어 주었다’는 부분을 읽은 후에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일곱을 내놓았는데 일곱 바구니가 남았더라. 무엇보다, 배고..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33절)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27절)는 예수님의 물음에 대답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29절)는 질문에 제자들 대부분이 입을 다물긴 했어도 그나마 정의를 내리는 일은 쉽다. 맞든 틀리든 사람들이 예수를 누구라고 말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 예수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32절).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고 죽임을 당한 후 다시 살아나는, 부활을 향한 과정은 변하지 않..
어제는 복사단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갔었다. 난생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본 ㅈㅎ는 승차권 발매기에서 승차권을 사려고 기다리면서, 긴장이 되었는지 손까지 맞잡고 기계가 시키는대로 돈 넣고 화면 누르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발매되었습니다"란 안내가 나오자마자,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너무 귀엽고 예뻐서 한참을 쓰다듬으며 웃었었다. 첫 마음, 착하고 사랑스러운 그 마음이 오래오래 가길 바라면서. 어제 아이들은 엄마 없이 영화를 보러 나오는 게 처음이라 다들 흥분 상태였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영화 재밌었냐 물으니 ㅈㅅ는 "수녀님이 보여주셔서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예쁜 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이 녀석의 고운 마음도 ..
친구들 한 주간동안 잘 지냈나요? 오늘은 수녀님이 강론을 하려고 해요. 방금 들은 복음 중에 생각나는 구절이나 단어가 있나요? 거기가 어디인지, 누가 나오는지 생각나나요? 우리 친구들은 예수님을 따라 살기 위해 성당에 다니고 이렇게 교리도 배우고 미사도 드리지요? 수녀님도 그랬고, 또 그러기 위해서 수녀님이 되었어요. 그렇다면 수녀님이나 우리 친구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 맞나요? 오늘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예수님께서 알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어볼 거예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http://www.lightzine.co.kr/last.html?p=v&num=1814 ) 마을을 향해서 걸어가고 계셨어요. 길을 걷다가 제자들에게 질문을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