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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르코의 우물/마르코 6장 (20)
깊이에의 강요
예수님께서는 파견을 받아 열심히 일한 후 돌아온 제자들이 열심히 일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음식 먹을 겨를도 없었다는 걸 아시고는, 제자들이 쉴 수 있도록 따로 배에 태워서 외딴 곳으로 보내셨습니다. 지친 제자들이 숨을 돌리고 식사를 하고 피로도 풀 수 있도록 하려면 사람들에게서 떠나가게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여전히 필요했습니다. 자신의 곁을 떠나가는 제자들과 예수님을 본 그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나는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데, 나를 도와주던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 같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성경은 이렇게 들려줍니다.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
마을이든 고을이든 촌락이든 예수님께서 들어가기만 하시면, 장터에 병자들을 데려다 놓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마르 6,56) 기도에 대해 말할 때 종종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자녀를 위해 손발이 닳도록 기도하고 헌신 봉사하며 살았다 해도 천국 문은 각자 열어야 한다는 것. 사람들이 아무리 예수님 가까이에 데려다 놓아도 손을 대야하는 건 병자 본인이다. 내 일처럼 도와주는 사람이 많고 정성 다해 마음 써주는 사람이 아무리 많다 해도 마음을 바꾸고 행동해야 하는 건 ‘나’이다. 아무리 날 위해 열심히 기도해주는 이가 있어도 나만이 해야하는 일이 있다. 예수님 옷자락 술에 손을 대야 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가서 보아라. (마르 6,38) 예수님이 하시는 일에 내가 얼마나 가졌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루시는 분은 그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분은 염려하는 제자들에게 처음부터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하시며 이미 할 수 있음을 알고 계셨다. 그분은 애초부터 제자들과 함께 이루실 작정이셨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통해 하시는 일을 알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어쩌면 내가 지닌 것이 적을 수록, 나 자신이 보잘것 없다고 낙담할수록 말이다. 이 일을 보라. 적게 가졌다고 아예 할 수 없거나 큰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지닌 것이 적을수록 나 자신이 작을수록 그분에 의해 채워질 은총이 더 크다. 예수님께서 나를 통해 하실 ..
친구들, 지난 한 주간 잘 지냈나요? 많이 더웠지요? 더운데 마스크까지 쓰고 생활하느라 너무 힘들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좀 더 힘을 내서 이 시간을 잘 견디고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복음 내용을 한 번 떠올려 볼까요? 파견을 받은 열두 제자는 떠나가서 회개를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들의 병을 고쳐주었어요. 돌아온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열심히 일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음식 먹을 겨를도 없었다는 걸 아시고는, 제자들이 쉴 수 있도록 따로 배에 태워서 외딴 곳으로 보내셨어요. 지친 제자들이 숨을 돌리고 식사를 하고 피로도 풀 수 있도록 하려면 사람들에게서 떠나가게 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그곳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여전히 필요했어요. ..
사람들은 곧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 지방을 두루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그분께서 계시다는 곳마다 데려오기 시작하였다. (마르 6,54-55) #dailyreading 예수님을 ‘알아본’ 사람들은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예수님 앞으로 데려갔다. 가만히 있으면서 기도만 하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마르 6,33) 오늘은 배를 타고 떠나가는 제자들과 예수님을 본 사람들이 육로로 함께 달려가는 장면에 머물렀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달려갔던 사람들. 눈 앞에서 떠나갔다고 해서 그분 은총이 멈추랴. 내가 그분이 가실 그곳으로 먼저 달려가는 것도 기도요 은총일 것인데. 내게서 떠나갔다고 생각될 때라도, 내 눈에 그렇게 보였을지라도 돌아서지 않을 것.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 그때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34절)하신다. 늘 그분이 내게 먼저 오시..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마르 6,20) 요즘 홍은전의 을 읽어서인지 오늘은 헤로데의 생일 잔치에 초대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직접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주위에 분명 함께 있었던 사람들. 헤로데의 생일 잔칫날 헤로데 곁에서 먹고 마실 수 있었던 고관들이었고 무관들이었고 갈릴래아의 유지들이었던 그들은 나름의 명예와 권위를 지녔을 테지만, 의롭고 거룩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지닌 이들은 아니었다. 버젓이 살해가 종용되는 자리에서 그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한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님들 앞이라 망설이며 괴로워하던 헤로데에게 ‘우리는 괜찮다’고 말하지도 않음으로써 그의..
둘씩 짝지어...(마르 6,7) 언젠가부터 복음의 한 문장도 벅차고 넘치는지, 묵상을 시작하면 한 구절이나 한 단어에 붙들린다. 마음의 여유가 좀 없나 싶지만 이 하나의 구절을 붙드는 것도 쉽지 않다. 오늘은 ‘둘씩 짝지어’라는 구절이다. 둘씩, 짝지어... 같이 가되 각자의 성실로만 채울 수는 없는 일. 각자의 길을 걷다가 어느 지점에서 만나도 되는 삶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야 하는 삶. 나의 부족을 네가 채워야 하고(네가 하고픈 일이 아니라), 네게 필요한 것이 나의 우선이 될 때도 있는 삶. 그렇기에 우리의 차이는 도전이 되기도 하고 공백이 되기도 한다. 내가 편한 곳이 아니라 함께 머물 수 있는 곳에 머물고, 지팡이를 쥐지 않은 나머지 손은 너를 의지하거나 너를 부축하는 손이 될 때가 많을 것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