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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루카의 우물 (212)
깊이에의 강요

길가에서 자라는 나무에는 큰 가뭄이 들거나 병들지 않는 다음에야 굳이 애써서 물을 주거나 거름을 주지 않지만, 포도밭에 심긴 포도나무에는(애써 심고 키우는 나무이기에) 포도 재배인이 확을 파서 물을 대고 거름을 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무화과나무는 길가가 아니라 포도밭에 심어졌습니다. 즉, 포도밭에서 제때 물과 거름 등 재배인의 정성과 돌봄을 받은 나무인데 삼 년째 열매를 맺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길가에 심어진 무화과나무일까요, 포도밭에 심어진 무화과나무일까요? 좁은 시선으로 나 자신만 생각하다가,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과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을 돌아보며 생각해 보니, 포도 재배인의 정성과 돌봄에도 불구하고(때론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그저 가만히 자리만 잡은 채 열매 맺을 생각도 ..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루카 11,32) 회개를 외친 요나가 아니라 듣고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오늘은 오늘은 예수님께서 이 세대를 단죄할 사람으로 언급하신 사람은 요나가 아니라 니네베 사람들임을 묵상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 사람들에게 선포해야 할 임무를 받았던 요나. 예수님께서는 악한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 예언자 요나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우리들은 예언자 요나 정도의 표징을 원하고 또 인정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서도 자신이 생각한 ..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루카 1,41-42) 고전적인 이 그림을 좋아한다. 두 팔을 벌려 마리아를 반기는 엘리사벳이 참 좋기 때문이다. 어제와 연이어 똑같은 복음이라 또 무엇을 묵상해야 할까 싶어 성경만 뒤적뒤적하다가 이 그림이 생각났다. 환하게 웃으며 두 팔까지 벌려가며 한껏 마리아를 반기는 엘리사벳. 그림을 본 후에 다시 복음을 읽으니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41절)'가 눈에 들어왔다.도대체 마리아의 인사말이 어떤 인사말이었길래 엘리사벳은 이렇게 환하게 사람을 반길 수 있을까...이 생각은 곧 어제로 끝이난 cpe 만남으로 이어졌고- 4개월 동안 매주 만났으니 반가울 수도 있지만 점점 우리..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루카 1,39-40)오늘은 두 여인의 ‘만남’을 묵상한다. 임신한 마리아는 당장 자신에게 닥칠 비난이나 어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엘리사벳을 만나러 서둘러 길을 나섰다. 나이가 많았던 엘리사벳은 무겁고 피곤한 몸을 일으켜 마리아의 방문의 기뻐하며 환호하고 노래했다. 자신의 입장에만 멈추지 않고 서로를 찾고 반기며 함께 축하하고 응원하고 격려한 여인들. 서로를 지킬 줄 알았던 여인들. 광화문의 만남을 떠올린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매일 이런 마음으로 서로를 지키기 위해 만나고 있다.

벌써 대림2주입니다. 대림1주는 주로 ‘깨어 기도하라’라는 말씀을 듣고, 대림2주는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성경에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예수님께로부터 “일찍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마태 11,11)라는 극찬을 들은 인물입니다. 그의 아름다움은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에 있습니다. 요한은 당시 제자들을 거느릴 만큼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지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자 제자들을 모두 예수님께 보내고 자신은 사라집니다. 그 요한이 이번 주 복음에서 이렇게 외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6,4) 요한의 목표는 바로 “주님”이었습니다. 제대에 보라색 초가 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루카 18,41)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제는 시력보다 시선을 되찾고 싶다. 내 시력만 믿고 이것저것 다 쳐다보고 제대로 본 것이리라 확신하며 살기보다, 선한 시선을 보내고 따뜻한 시선으로 살피고 상대를 위해 때론 시선을 거둘 줄도 아는. 오랜 만에 카드 만드느라 색연필을 깎다가 깎여나간 부스러기들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싶었다.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루카 17,31) 옥상에 있으면서도 세간을 갖추려 하고, 드넓은 들판에 서서 미련을 품어서야 되겠나. 지금에 충실하고 지난 것은 흘려보내자. 아파서만이 아니라, 내 삶은 어쩌면 종말을 사는, 매일매일이 ‘그날’인 삶인데, 어찌 그리 갖추려 들었나. 광활한 자유 안에 있으면서도 자꾸 뒤돌아 보았나… 아픈 다리 끌어 안고 나를 돌아본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그것은 누룩과 같다.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루카 13,21)하느님의 나라는 자신이 아니라 남을 부풀게 한다.겨자씨 자라나 다른 새들이 깃들게 하듯, 혼자만 커지는 게 아니라 남을.혼자 멋지게 부풀어 오르는 누룩이 되는 삶이 아니라, 밀가루 속에 들어가 밀가루와 함께 부풀어 오르는 삶.나는 부풀지 않고 남만 부풀리는 삶이 아니라, 나도 남도 함께 부풀어 오르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