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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4장 (7)
깊이에의 강요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마태 14,18-19) 그분께 가져가는 행위는 그분을 통해서 하는 ‘기도’의 행위이다. 그분께서 하시도록 그분께 가져가는 것. 비록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다 하더라도, 나의 빈 손이라도 쓰시도록… 하지만 어쩌면 적은 것을 드리는 것보다 나를 비워 빈손으로 그분께 가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일 지도 모른다. 빈손으로 간다는 것은, 나를 비운다는 것은 내 것을 쓰시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쓰시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금은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어서 그렇게 해 주라고 명령하고,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마태 14,9-10) 헤로디아의 딸에 의해 요한이 살해된 것 같지만 실은 헤로데의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동생의 아내를 빼앗은 순간부터 시작된 죄는 끊임 없이 죄를 낳았고 보고도 침묵한 손님들에 의해 증폭되었다.
이번 주 복음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군중을 돌려보내라고 말씀드리지요. 제자들은 그곳이 외딴곳이고 시간도 지났으니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도록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하고 말씀하시지요. 제자들의 대답이 뭔지 기억나시나요?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이것 밖에 가진 것이 없으니, 불가능하다는 뜻이었지요. 자신이 가진 것만 보았지, 그것을 이루실 예수님을 보지는 못했던 제자들입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모두 배불리 먹었고,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 하느님은 내 지닌 것의 보잘 것 없음에 따라 먹이시는 분..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마태 14,17) 하느님은 내 지닌 것의 보잘 것 없음에 따라 먹이시는 분이 아니라 지금 배고픈 모두를 보시고 일하십니다. 연대를 위한 작은 노력이 결코 작은 결과를 부르진 않지요.
예수께 다가가면서도 예수를 보지 않았다.내 앞의 예수보다, 물 위를 걷는 나 자신이 보고 싶었다.물 위를 걷도록 나를 부르신 이가 예수였지만예수를 향해 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내가 보고 싶었던 건 예수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물결을 스치며 물 위를 걷고 있는 내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 눈이 아래를 향했을 때내 눈에 비친 내 모습은당당하게 물 위를 걷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예수 앞에 서서 가림 없이 모든 게 드러난 진짜 나의 모습이었다. 가려지지 않은 내 안의 나.예수 앞에 서서 모든 것이 드러난 나.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직면했을 때나는 두렵고 떨려 흔들리기 시작했다.물에 빠져 버려서라도 그 모습을 흔들어 지워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예수 앞에 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