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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cum 꿈 (37)
깊이에의 강요
동의 없이 내 방이 옮겨지는 꿈을 꿨다. 수녀원에 들어오니 갑자기 나의 모든 물건들이 다른 방으로 옮겨져 있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 옮겨져서 막상 들어가보면 예전의 방과 똑같지만 그곳으로 가는 방법이 달랐다. 다른 방향으로 걷고, 다른 층으로 올라서 방문을 열고 들어가야 여전한 내 방이 나왔다. 볼멘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꿈에서조차 서운한 말을 끝맺지는 못했다. 며칠 전부터 온종일 꿈을 곱씹었다. 처음엔 꿈에서조차 말을 끝내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서운함이 컸는데, 꿈을 곱씹을수록 이제는 다른 길을 가야 내 방, 여전히 내 방인 곳에 도달한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었다. 늘 가던 길이 이제는 내 길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옮겨진 방은 3층이었는데, 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방향을 틀고 계단을 올라야 ..
2012.7.24. 새 공책을 꺼내는 꿈을 꿨다.어쩌면 지금 나는 내 수도삶에 있어 또 하나의 공책을, 그 첫장을 시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아름답고 멋지게, 솔직하고 진지하게,무엇보다 그분의 뜻을 헤아리며 써내려가고 싶다.
꿈에서 나는 노는, 무서운? 언니였다. 후미진 골목 한 켠에서 어린 동생들을 괴롭히고 있는 나보다 어린 '노는 언니들'에게 다가가 야단을 치고 괴롭힘을 당하던 애들을 보내주고는, '노는 언니들'을 돌려보내며 한마디 했다. "너네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 그래도 내가 너네 안때렸잖아." 꿈이 기억난 나는 도대체 내 안에 누가 사는 건가 싶었고, 안때렸으니 고마워하라는 이 기가 막힌 논리는 어디서 나와 이리도 당당히 말하는가 싶어서 내심 당황스러웠는데, 정작 마음에 남아 있는 건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노는 언니가 아니라 나에게 야단 맞고 억울해하던 중간 '노는 언니'였다. 제3자가 와서 나를 방해하는 것도 모자라 야단까지 쳐놓고 고마워하라니 싶어 억울해하며 화를 내면서도 드러내놓고 말하진 못해 속으로 부글부..
성장기에 꾸게 된다는 추락의 꿈을 꾼 기억이 내겐 없다. (그래서 키가...ㅠ) 대신 나는 낮잠을 자면서도 어느 깊은 곳으로 한없이 빨려들어가는 꿈을 꾸곤 했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공간(만화 같은 데에서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넘어갈 때 통과하게 되는 통로 같은 이미지인데 사방이 막힌 통로가 아니라 한없이 이어지는(아마도 아래로...) 거대한 스프링이었다. 나른히 잠으로 빠져들 때쯤 일부러 스프링처럼 string을 빙빙 돌려가며 이어가는 상상만 해도 나는 어느새 그곳으로 빠져들어갔다. 그 깊은 곳이 낮은 곳인지 알 수 없어 추락이라고 말하지 못하지만 내 성장기를 지배한 꿈은 "깊이"에 관한 이미지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는 느낌보다는 심층을 향해 내려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때부터 난 깊이에의 강요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