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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바다가 좋으면 바다로 가라 본문

cum 꿈

바다가 좋으면 바다로 가라

하나 뿐인 마음 2013. 6. 27. 06:55

분식점? 하여간 테이블이 있고 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몇 사람들과 내가 앉아 있다. 불쑥 문이 열리고 덩치 큰 남자가 들어온다.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 남자친구다.^^ 왜 꿈이란게 그렇지 않은가. 현실처럼 당연하게 ... 그 사람은 내 남자친구였다... 왜 그 자리를 떠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 장소를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문을 닫으며 뭔가를 기다렸다. 그가 나와 함께 나와주기를? 아님 나를 불러주기를? 문은 끝까지 닫았고 이제 걷는 것밖에 없다. 걸으면서 생각했다. '손 한번 안잡아주고 내한테 살갑게 대해주지도 않고 나를 아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즐기고 있는 저 사람. 나만을 바라봐주진 않는 저 사람을 나는 왜 남자친구라고 부르고 있는가...' 얼굴도 보이지 않는 덩치 큰 뒷모습의 남자...꿈인지 현실인지 차츰 구별을 하면서 눈을 떴다. 그래서인지 꿈이 내내 남아있었다...

 

내내 꿈 생각을 했다. 뒷모습의 남자친구. 출애굽 강의를 들어서인지 애인처럼 느껴지던 출애굽의 하느님 때문에 남자친구 꿈을 꾼걸까. 모세에게 뒷모습을 보여주던 그 야훼 하느님인가. 지나갈 때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지나간 후에는 뒷모습을 보여주시는 그분인가. 혼자 이런 저런 해몽을 해봐도 시원찮다.

 

그리고 하루가 또 지났다. 여전히 꿈 생각. 그러다 갑자기 번쩍. '나는 왜 그곳을 빠져나왔을까?' 그 남자가 좋으면 그 남자랑 함께 있으면 되는데 왜 굳이 빠져나와서 날 따라나오지 않는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건가.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도 잘 대해주는 그 사람에게 왜 나만 바라보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걸까...왜 나는 가지 않고 오라고 한 걸까...

 

내가 하느님한테 그랬다. 하느님이 좋으면 하느님한테 가면 되는건데 슬그머니 빠져나와서 그리워한다. 하느님 대용품들로 내 방을 가득 채우고 내내 그리움만 키워간다. 하느님과 직접 만나는 기도보다 하느님에 관한 책을 읽거나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모든 것 다 놓고 하느님과 일치되는 기도보다 찬양을, 묵상을, 영적독서를, 나누기를, 교리공부를...더 좋아했다. 모든 것 놓아두고 하느님 앞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되는 것을...슬그머니 성당을 빠져나와 이런 저런 일들에 파묻히고.... 그러면서 나를 이렇게 내버려둔다고 하느님 원망도 해가면서, 그리워만 했다.

바다가 좋으면 바다로 가야하듯, 하느닙이 좋으면 하느님께 가야한다. 다 놓고 날아갈듯 가벼운 마음으로, 몸뚱아리 하나 달랑 들고서 하느님께 가야한다...그렇게 가고 싶다. 그리고 가고 있다...

하느님 대용품들은 이제 슬슬 정리해가면서... 하느님과의 둘만의 만남을 준비한다....ㅋㅋ

바다가 좋으면 바다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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