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목록요한의 우물 (120)
깊이에의 강요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요한 5,8-9) 건강해지고 싶냐는 질문에 자신을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다고 답한 병자에게 하신,자신을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은 다름 아닌 ‘너 자신’이라는 말씀. 이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예수님의 저 말씀이부드럽지만 나무라는 말씀처럼,공감과 위로보다는 건조한 가르침처럼 여겨지곤 했었다.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 말씀이 확신을 주는 표.지.판. 같았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데 마침내 방향과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만난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여기까지 잘 찾아왔다는 위로도 주고, 이제부터 가는 이 길을 옳은 길이라는 안도감을 주고,비록 혼자 가야 하지만 의심과 불안 없이 갈 수 있다..

흥미롭게 읽은 책 중에 ‘기생(寄生)’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생하다’는 말은 ‘서로 다른 종류의 생물이 함께 생활하며, 한쪽이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이 해를 입다.’는 뜻이지요. 기생이나 기생충에 대한 아주 편협한 지식만 가지고 있던 제게 이 책은 어마어마한 세상을 열어 보여 주었습니다. 기생충은 숙주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데,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경우, 기생충과 숙주는 진화를 거듭해가면서 서로의 공생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기생하는 생물 중 따개비는 게의 다리 부분에 붙어서 몸속으로 침투하여 그 안에서 살아가며 숙주인 게의 성별까지 바꿔가면서 몸 안에 알을 낳고 살아갑니다. 따개비가 일단 몸에 들어와 기생하기 시작한 게는 그때부터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려가..

성경에는 군중이 많이 나오지만 진짜 예수님을 만난 건 개별적인 '자기 자신'일 때입니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간 '손이 오그라든 사람 한 사람', 집으로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았을 때 지붕을 뚫고 내려진 '중풍병자 한 사람', 수많은 사람이 밀쳐댔지만 정확히 옷자락을 붙잡았고 군중 틈에서 용기를 내어 예수님 앞에 나선 '하혈하는 여인 한 사람'이 치유를 받습니다. 예수님 가까이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아가야' 하고 '믿어야' 합니다. 이번 주에 나오는 군중들은 예수님께서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여도, 물 위를 걸어 겁에 질린 제자들에게 다가가 안심을 시켜도 믿음의 담보로 기어이 표징을 요구했고, 생명을 준다고 하니 덜컥 탐이 ..

이번 주 복음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사화인데. 특별히 제자들의 '동문서답'을 살펴볼까 합니다.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하고 물으십니다. 그런데 필립보는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안드레아는 "여기 보리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합니다.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은 제자는 없습니다. 그저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가진 것의 빈약함에 절망합니다. 우리도 이렇게 물으시는 말을 듣기는 해도 내 생각으로 꽉 차 있어서 동문서답을 하곤 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에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구절이..

그리스도교의 성경에는 사랑을 표현하는 단어가 네 가지 있다고 합니다. 이성간의 사랑을 에로스, 가족간의 사랑을 스톨게, 우정이나 사회적 사랑을 필리아,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아가페라고 합니다. 이 중 아가페는 그리스도교 이전의 구약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리스 문화권에도 발견되지 않는 그리스도교의 독특한 개념입니다. 에로스는 인간이 존재론적으로 스스로 충족되지 못하고 결핍되어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즉 필요와 욕망, 결핍과 갈망의 사랑인 에로스는 스스로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욕구입니다. 이런 이유로 타락한 신화적 편견이나 오해 없이 신적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하여 성경 저자들은 '아가페'라는 말을 선택하여 쓰게 되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반면 아가페 사랑은 일차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아가페 자체..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6) 언젠가 이 말씀을 묵상하다가,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말씀이 어떻게 들릴까 생각한(사실 종종 생각한다) 적이 있다. 누군가가 ‘그렇다면 나는 길도 진리도 생명도 될 수 없다는 말인가요? 나 스스로는 그 어떤 경지에도 도달할 수 없다는 말인가요?’하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있다, 없다는 짧고도 명확한 답은 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내 안에서 어딘가에 도달하려 애쓸 때마다 내가 도달한 곳은 ‘나 자신’이었다. 매번 나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나를 벗어나지도, 다른 곳에 다다를 수도 없었다. 나를 찾으려 애쓸수록 내가 얻는 것은 그저 나 하나일 뿐(이마저도 내가 되고자 하..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2,46)그분을 믿는 사람은 어둠 없는 세상에 사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도록 매순간 의탁하고 노력한다는 말.빛이신 그분께 매일 돌아서고 다가서서, 매일 내 안의 어둠에서 벗어나고 내 곁의 어둠에서 멀어진다는 말.오늘도 말씀 안에서 기도의 방향을 배운다. 유혹을 없애달라 기도하지 않고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 기도하는 것처럼,어둠을 없애달라 기도하지 않고 어둠 속에 머무리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