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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루카의 우물/루카 17장 (12)
깊이에의 강요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루카 17,31) 못다 한 것을 붙들기보다 지금 하는 것을 마무리해야 하는 날이 언젠가는 온다.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 마지막 때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그것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 오전에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인데 어제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자매님의 연락을 받고 중환자실에 다녀왔다. 남편이 이제 마흔이라는데... 중환자실 앞에서 숨이 차도록 울고 있는 젊은 자매님의 손을 한참 붙잡고 있었다.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며 자책만 하는 손에 묵주를 쥐어줬다. 할 말이 곤궁했지만, 지나간 시간을 붙들면서 힘 빼지 말고 지금을 잘 견디..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사제'라는 단어에 매이면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는 말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나도 그랬다. '꼭 사제여야 하는가'에 갇히면, 사제라는 단어만 부각되어 다른 것들을 놓치기 쉽다.하지만 이 복음 어디에도 사제는, 등장하지 않는다.사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낫게 하시는 분은 사제가 아니라 하느님이심을 놓치기 쉽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내가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그들이 '가는' 모습일 것이다. 그들은 사제 앞에 도착했을 때가 아니라 '가는 동안' 몸이 깨끗해졌다.도착하기도 전에... 깨끗해졌다. '사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씀대로 행함'이었다.병이 나은 이들은 아마도 사제 앞..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루카 17,31) 옥상에 있으면서도 세간을 갖추려 하고, 드넓은 들판에 서서 미련을 품어서야 되겠나. 지금에 충실하고 지난 것은 흘려보내자. 아파서만이 아니라, 내 삶은 어쩌면 종말을 사는, 매일매일이 ‘그날’인 삶인데, 어찌 그리 갖추려 들었나. 광활한 자유 안에 있으면서도 자꾸 뒤돌아 보았나… 아픈 다리 끌어 안고 나를 돌아본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0.21) #dailyreading 며칠 전 예비자 성지 순례로 성모당을 갔다가 이 표지판을 봤다. 그 길을 걷던 나는, 우리는 그 순간이 행복했기에 이 표지판을 보고 웃었다. 하지만 좀 더 걷다가 생각했다. 내 마음이 그리 행복하지 않을 때도 이 길이 ‘행복의 길’이 될까, 함께 걷는 이들이 힘든 순간을 겪는 중이라면 나 혼자 행복하다고 해서 이 길이 ‘행복의 길’이 될 수 있을까. 표지판은 표지판일 뿐 잘 보이도록 둔다고 진짜 행복의 길이 되는 것이 아니듯 하느님 나라도 잘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하고, 나 홀로 하느님 나라를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너희)가 어우러져 하느님 나라를 살..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루카 17,10) 그러고 싶지 않지만 기대하고 대가를 바라면서 감정이 복잡해진다. 묵묵히 할 일을 하고 돌아서도,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 말해도, 올 것은 오고 채워질 것 역시 채워진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 하느님의 섭리를 내 안에서,타인 안에서 발견하는 삶 자체가 하느님 나라.말없이 믿으며 사랑으로 지켜봐야 가능한 일. 그러니 보아야 보이고, 들어야 들리고, 열어야 열린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쉬워서도, 가벼워서도 안 된다.
이번 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먼저, 믿음을 더하여 달라는 제자들에게 ‘믿음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십니다. 믿음을 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돌무화과나무가 뽑혀 바다에 심어질 수도 있다.’, 즉 믿음이 할 수 있는 힘에 대해서 말입니다. 아주 작은 믿음으로도 큰 일을 할 수 있으니 믿음을 더할 생각을 하기보다, 지금의 작은 믿음으로도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라는 말씀이지요. 사실 하느님 앞에 우리 믿음의 크기가 얼마나 차이가 나겠습니까. 그런 후 곧장 ‘겸손하게 섬겨라.’라는 이야기로 말씀은 이어집니다. 일하고 돌아온 종이라 하더라도 때가 식사 때가 되었으면 주인이 먹고 마시는 동안 시중을 들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26절) 복음을 읽을 때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들'이 뭐 그리 죄란 말인가 싶은 생각부터 들었던 때가 있었다. 아직 배울 것도 놀랄 것도 행복할 것도 많다고 생각했고, 선이 악을 너끈히 이긴다고 믿었고, 결과와 무관하게 기도할 줄 알던 때 말이다. 그러다가 속상하면 미워하고, 속마음을 감추고, 연민의 마음을 애써 접고, 받은 만큼(어쩌면 더) 되돌려줄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속마음을 외면한 채 아닌 척 일상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먹고 마신다는 이 단순한 말 안에 다른 불순한 것들이 포함될 수 있음을,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이 얼마든지 책략일 수 있음을, 사고 팔고 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