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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2장 (6)
깊이에의 강요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그러나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39) 애초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요나였다. 죄지은 이방인까지 용서하고 구해내시려는 하느님이 싫었던 이기적이고 비좁은 신앙. 하느님을 알지만 제 맘에 드는 하느님이길 바랬던 요나, 하느님을 믿지도 알려고도 않고 그저 멋대로 살던 이방인. 하느님은 토라진 요나를 끝까지 구원의 도구로 쓰셨고, 요나도 니네베 사람들도 모두 끌어 안으셨다. 나는 내가 꺼려하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은총,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입게 되는 자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돌아본다. 우리는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고 나의 호불호를 마치 선악으로 착각하지만, 하느님의 자비는 이렇게 모두를 향한다. 어쩌면 ..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태 12,50) 이야기하려고 밖에 있던 예수의 핏줄 어머니, 형제들에게 마음을 쓰는 '어떤 이'에게 하신 대답이다.누가 예수의 핏줄인지 신경쓰기보다 너 자신이 되라는 말씀. 아버지의 뜻을 실행함으로써. 예수님이 가리킨 '이들'인 제자들은 하느님 뜻을 그리 잘 실행하며 살진 않았었다. 예수님이 형제라 불러주고 대해줘서 조금씩 더 예수님의 형제가 되어간 걸까.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마태 12,42) 임금이 된 솔로몬은 하느님께 '듣는 마음'을 청했고 하느님께서는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다고 하시며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 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까지 주셨다. 그저 현명한 것이 아니었다. 지혜를 받았다고 저절로 현명해지진 않는다.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마태 12,20) 부러진 갈대를 꺾으면 당장은 시야가 트이겠지. 연기 나는 심지를 끄면 당장은 공기가 덜 탁해지겠지. 그러나 흠 하나 없는 갈대밭은 가짜. 깜빡임도 그을음도 탄내도 없는 초는 가짜. 예수님은 우리가 흠없는 가짜가 되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부족함을 당신께 드림으로써 진짜가 되기를 원하신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태 12,7) 죄를 보느냐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보느냐, 바쳐진 제물을 보느냐 그 제물을 바치러 제단으로 나아온 사람을 보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