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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요한의 우물/요한 10장 (4)
깊이에의 강요
팔레스티나 목자들은 낮동안에는 양들을 풀어놓아 풀을 뜯게 하다가 밤이 되면 임시로 마련한 우리에 들여보냈다고 합니다. 양들이 우리에 들어가려면 먼저 문을 통과해야 했고 목자들은 문앞에서 밤을 새며 지켰습니다. 예수님이 자신을 가리켜 양들의 문이라 한 것은 당신이라는 문을 통해서 우리 안에 들어온 양들은 모두 구원을 얻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양우리는 대부분 공동 우리였습니다. 그러므로 양들은 자기 목자와 다른 목자의 목소리를 구별할 줄 알고 자기 목자가 이름을 부르면 자신의 목자를 따라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양들과 달리 다른 음성을 듣고 따라갈 때가 많습니다.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해서일까요? 우리는 그분의 음성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음성을 따라가는 것은 우리의 욕심 때문..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요한 10,1.10) 며칠 전 무장해제된 경험의 재해석.하느님은 여태껏 내가 수도 없이 드나들며 놀고 쉬게 해주셨건만나는... 여태 힘주고 있는 문이었구나 싶은. 예수님 따라 양들이 드나드는 문의 삶을 살고자 시작했건만,문이라는 내가, 열고 닫고를 정하고 싶었다.문이라는 건 소통과 구별을 위해 존재하며 드나드는 이들의 열고 닫음에 의해 움직이건만,열어주고 말고는 내가 정하고 싶었던... 문이랍시고 서 있으면서도 드나드는 사람, 시간마저 내뜻대로 하고 싶었던 나의 모습은그동안 한순간의 망설임도..
✙ 부활 제4주일 요한 10,11-18 며칠 전 주차를 하다가 작은 새를 잡아먹고 있는 까마귀를 보았습니다. 볼 일을 본 후 다시 차에 올랐을 땐 까마귀 몸집의 반도 안 되는 작은 새들이 쉴 새 없이 까마귀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별다른 반격 자세를 취하지 못한 채 수세에 몰리고 있었지요. 조그맣다 보니 그저 근처를 끊임없이 맴돌며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는 것 말고는 달리 뭔가를 할 수 없었지만, 지칠 법도 한데 세 마리의 작은 새들은 좀처럼 그 고된 몸짓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슬쩍 슬쩍 피해가며 몸을 사리는 까마귀와 계속 맴돌며 소리를 치고 번갈아 가까이 다가가는 작은 새들... 제법 긴 시간이 흘렀으니 지칠 법도 한데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작은 새들이 너무나 고단해 보였습니다. 죽고 죽이는 관..
이 복음을 읽을 때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 이야기입니다.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서문시장을 가고 있었는데 사람이 많아 함께 앉을 수 없어서 엄마는 앞쪽, 저는 뒤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뒤에 앉아 있던 저는 도착지가 가까워지자 미리 문 앞에 서 있다가 어른들 힘에 떠밀려 그만 한 정거장 전에서 내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신기하게도 엄마는 곧장 버스를 세우시고 저를 다시 태우셨지요. 저는 엄마가 나보다 앞에 앉아 있으니 나를 볼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앞에 앉아 계셨어도 내내 뒤돌아보며 저를 염려하셨던 겁니다. 저는 엄마가 나를 놓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나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엄마가 지켜보신다는 믿음은 늘 저를 든든하게 했습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