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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9장 (3)
깊이에의 강요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 나누지 못해 움켜쥐고 낮추지 못해 섬겨본 적 없고 내어주거나 양보할 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은 하느님 나라의 문 앞에서 얼굴을 낮추거나 허리를 굽힐 줄 몰라 들어가질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움켜쥐기만 하고 정작 낮추거나 굽힐 줄은 모르는 이들에 대한 묵상에서 나 역시 자유로울 리 없다. 가난의 삶이 쉽게 받아도 되는 이유가 될 수 없으며 내 가난은 스스로 더 취하지 않음으로, 더 베풂으로 완성됨을 기억하자. 더 귀기울이고 더 기다리고 무엇보다 더 기도해야 들려주고 보여줄 수 있다.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마태 19,14)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와 손을 얹어 기도해 달라고 청했고 제자들은 그런 그들을 꾸짖었지만 예수님은 막지 않으셨다. 아이들에게 기도가 필요함은 잘 알고 있지만 (어쩌면 자신은 기도하지 않고) 타인의 기도에 더 마음을 두는 사람들. 발이 닳도록 레지오, 복사단, 전례부, 이런 행사, 저런 단체 다 데리고 다니며 신부님의 기도와 주교님의 안수를 청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위해 성체 앞에서 고요히 혼자 기도하는 시간은 부족한 부모이진 않은가. 좋다는 교육 행사엔 빠지지 않고 넘치도록 배우게 하면서도 정작 따뜻한 한 마디와 조용한 기다림, 함께 보내는 행복은 부족하지 않은가. 나 역시 전례 거행에 치중해서, 행사 준비에 바빠..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 (19,8) 나는 이 복음의 묵상이 절대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으로, 이혼이 하느님이 맺어 주신 것을 내가 갈라놓는 것으로 서둘러 결론나지 않길 바란다. 오히려 '하느님이 맺어 주신 것'에 대한 더 싶은 묵상과 이해를 얻길 바란다. 하느님은 과연 남자와 여자가 영원토록 서로 묶여 있고 매여 있길 원하셨을까, 아니면 여자와 남자가 서로 맺어져 연결되어 있기를 원하셨을까.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창세 1,27) 남자와 여자가 하느님의 모습으로 각자 온전히 존재할 수 있을 때 '둘이 하나됨'의 의미가 있다. 둘 다 완벽한 인간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여자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