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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9,13-15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본문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마태 19,14)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와 손을 얹어 기도해 달라고 청했고 제자들은 그런 그들을 꾸짖었지만 예수님은 막지 않으셨다.
아이들에게 기도가 필요함은 잘 알고 있지만 (어쩌면 자신은 기도하지 않고) 타인의 기도에 더 마음을 두는 사람들. 발이 닳도록 레지오, 복사단, 전례부, 이런 행사, 저런 단체 다 데리고 다니며 신부님의 기도와 주교님의 안수를 청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위해 성체 앞에서 고요히 혼자 기도하는 시간은 부족한 부모이진 않은가. 좋다는 교육 행사엔 빠지지 않고 넘치도록 배우게 하면서도 정작 따뜻한 한 마디와 조용한 기다림, 함께 보내는 행복은 부족하지 않은가. 나 역시 전례 거행에 치중해서, 행사 준비에 바빠, 기도보다 기도에 관련된 업무에 파묻혀 수도자 본연의 모습인 하늘 나라의 예표로선 부족하지 않은가.
예수님이 소중하다 못해 그를 향해 다가오는 사람들을 꾸짖고 막아선 제자들. 우린 또 얼마나 자주 세상과 예수 사이를 가로막는가. 성급하게 판단 내리고, 하느님 뜻이 아니라 내 뜻에 따라 너와 나를 가르고, 악으로부터 교회를 지킨다 하면서 교회가 쉽게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길 바라고, 온 세상에 하늘 나라가 퍼져나가기 보다는 내가 머무는 이곳만이 특별한 하늘 나라가 되길 바라진 않는가.
하늘 나라는 그저 '기도가 필요한' 이들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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