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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 (214)
깊이에의 강요
우리는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일의 바로 전 주일을 전교주일로 지냅니다. 미사도 연중 주일 미사가 아니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지요. 온 세상에 가서, 특히 하느님을 알지 못하거나 아직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서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선교사)을 위해서 기도하고, 우리 각자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보여주고 그들이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을 살기로 더욱 노력해 보는 날입니다.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16절) 마태오 복음에서 제자들이 산으로 찾아간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당신을 가장 먼저 찾아온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에게 이렇게 제자들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28,7) 2명의 ‘여인’..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이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5,21) 오늘은 '작은 일'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종들이 받은 탈렌트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얼마를 받았건 얼마를 벌었건 그 돈은 큰 돈이고 이것만으로도 주인의 신뢰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주인은 말한다,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주인에게는 한 탈렌트도 열 탈렌트도 '작은 일'이었다. 한 탈렌트가 기원전 4세기경 아테네 방패 공장의 1년 매상 정도라는데 이렇게 큰 돈을 종들에게 나눠주었으면서도 '작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많은 일'을 맡기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많은 일'은 ..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마태 25,1)하늘 나라는 모두가 등을 가졌다. 채울 수 있는 등이 없는 자는 없다.다만 그 등으로 붉을 밝힐 수 있는지 없는지는 나에게 달린 것.그러니 내 등이 기름으로 채워졌는지 껍데기 뿐인지는 스스로 살펴야 한다.적어도 그 시간이 다가왔을 때 내 등에 기름을 부을 수 있도록 말이다.막연히 생각만 하고, 하릴 없이 기대만 하거나,말뿐인 계획만 늘어놓으면내 등은 여전히 빈그릇일 뿐 그러니내가 채워야 하는 기도의 분량,내가 살펴야 하는 건강,내가 돌봐야 하는 마음,내가 정하는 태도…를 지금 살피자. 지금 하지 않고서는 그때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것들을내버려두지 말자.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19절) 마을을 모은다는 것은 그저 생각을 같이 하는 것보다 더 나아가야 하는 일이다. 모의나 단순한 단합이 아니기에 함께 이루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자신의 뜻을 바꿔야 하고 누군가는 다른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너의 뜻이 나와 뜻과 같기만을 바라는 것은 마음을 모으는 일이 아니다. 하나의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어렵고 더딘가 싶은 적이 많았다. 내 것을 포기하지도 않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지도 않으면서 떡하니 그 '하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고 무모한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 하나를 바라는데 왜 이렇게 기도의 응답이 오래 걸리나 싶었는데 그 ..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마태 17,27) #dailyreading 어제 간절한 누군가에게 함께 기도할 것을 약속했다. 기도를 약속하는 일이 우리들에겐 흔한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약속이 남들의 약속보다 더 무겁다는 걸 안다. 내 기도는 언제나 ‘나와 네 몫’의 기도이길…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22절)"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25절) 오늘은 딸을 위해 빌면서도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저를’(25절) 도와달라고 애원한 여인을 묵상한다.이방인이면서 예수 앞으로 나아가 '주님'이시라 고백하며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청했다.한 마디 대답도 하지 않으시는(23절) 예수님 앞에서, 돌려보내라고 대놓고 말하는 제자들(23절) 앞에서이 여인은 엎드리기까지(25절) 하면서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하고 청했다. 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는 여인의 간절하고도 끈질긴 애원 앞에서예수는 "아, 여인아! 네 믿음을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마태오 복음 13장에는 하늘 나라에 관한 비유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 그물의 비유 이렇게 모두 7가지가 나온다. 그 중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는 분량이 적기도 하지만 각각의 비유로 나눠져 있지 않고 하나의 제목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숨겨진 보물이라는 비유와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 비유를 함께 묶어 놓았다. 왜일까.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아, 발견한 사람은 잘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보물만 사는 것이 아니라 보물이 묻힌 밭도 함께 말이다.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아, 발견하면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The..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이 복음에 고생하지 않을 것이라던가 짐을 없애주겠다는 말씀은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아침 묵상시간에 어김없이 희망을 걸었다. 그리고 애써 찾은 희망 대신 다른 단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생하며 - 온유 - 멍에를 메고 - 내 멍에는 편하다 무거운 짐을 진 - 겸손 - 나에게 배워라 - 내 짐은 가볍다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투명한 화살표로 이어진 것 같았던 단어들을 연결해 보았고 내가 걸어야 할 희망은 이것이려니 했다. 네가 비록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거칠고 강렬한 감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