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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6,7-15 용서하였듯이 본문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7절)
말씀을 묵상하다보면 가끔 내 마음을 화들짝 들키곤 한다, 나 자신에게. 모르지 않았지만 모른 척 살았던 내 마음속 생각을 스스로에게 들켜서 난감한 채로 묵상을 이어가야 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빈말을 되풀이하지 않는 기도를 한답시고 정성이 배어들 틈도 없이 단숨에 기도를 끝내거나, 진솔하게 들여다본 적 없는 피상적인 몇 마디를 대충 늘어놓고 많은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간결한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하는 내 모습을 나에게 들켰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9절)
예수님은 내 생각을 놓치지 않으신다. 7절에서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숨어버릴 수 있는 나에게 분명히 얘기하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그래서 몰라서 그랬다고, 잠시 오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마저 깨달아버린다. 이미 가르쳐주셨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2절)
이미 잘 가르쳐주셨으니 오늘은 주님의 기도를 하나하나 묵상하기로 마음 먹고 천천히 기도문을 읽었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마음에 들어오는 단어, '용서하였듯이'. 이 단어가 대체 언제부터 현재완료였나(물론 루카 복음에는 아니다). 머리가 또 아득해져서 옥스퍼드 성경을 찾아봤더니 "And forgive us our debts, as we also have forgiven our debtors."라고 나온다. 기도가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전부가 아님을 또 생각한다. 조건부로 하느님과 기도의 응답을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을 용서한 경험이 지금까지도 나에게 영향을 미쳐서 그 용서가 결국 내 기도의 거름이 된다는 것. 용서했기 때문에 용서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보다, 그때의 용서가 지금 내가 하느님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서 있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어제, 병가를 마치고 처음으로 하는 월피정이었다. 몸이 약해져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잠심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몇 번이나 자세를 고쳐 잡아가며 집중하려고 노력하다가 문득, 정신을 다잡고 자세를 고쳐가며 기도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하느님께 의탁하는 것이 지금 나에겐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tay with me만을 속으로 되뇌며 기도하려는 노력보다 기도 자체에, 하느님 자체에 더 마음을 기울이고 나니 어느새 '잠심해야한다'는 마음도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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