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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유은실. 비룡소. 기분 전환할 때 마저 읽어야지 하고 놔뒀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다. 갑자기 돌려줘야 하는 일이 생겨 밤에 후다닥 마저 읽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던 것’들 때문에 마음이 후들후들 했다. 나 또 잊고 살았구나… 청소년 소설이지만 덜 자란 데다 어설픈 어른인 나 같은 사람이 읽어야 하는 책. 친구들아, 이 책 함께 읽고 좀 덜 변변찮아지자. 얼른 읽고 싶다. p.54 "‘누가 누가 더 어린가’ 내기" p.99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 p.127 "“엄마.” “왜?” “꼭 솔직하게 말해야 돼?” “뭐?” “어른이 왜 솔직해? 마음을 좀 숨겨…”"

노트커 볼프. 김혜진 옮김. 분도출판사. 새롭고 특별한 뭔가를 배우길 원하고 그것이 더 좋은 것이라 내심 생각했던 나의 '교만'도 더불어 돌아보게 된 책이다.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처음엔 심드렁하게 읽었는데, 이 가볍고 밋밋(하다고 생각)한 책으로도 나에겐 충분하고 넉넉했다. 특히 노트커 아빠스(이 호칭이 내겐 더 익숙하다.)가 조용조용하게 풀어놓은 일상이, 수도원에서 일어났거나 수도자로서 겪은 일들이 내겐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베네딕도회 수도자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베네딕도회 수도자의 글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나로 존재한다는 말은 내 삶을, 내 일상을 묵묵히 충실히 살아낸다는 말과 같지 않을까. 내게 있어 일상은 내 수도삶 안에 골고루 잘 배열된 매일매일의 일과임은 말할 것도 없고.p.20..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두려워 문을 잠가 놓고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의 상처를 보여주신 후 오히려 제자들에게 평화를 빌어주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사흘 전 참담한 십자가형으로 돌아가신 분이, 마지막까지 사랑했던 제자들이 떠나가는 비통한 배반을 당하신 분이, 제자들을 찾아가 그들을 기쁨으로 채워주시며(20절) 하셨던 말씀,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분의 표정과 목소리는 어땠을까요. 자신의 평화가 아니라 제자들의 평화를 비는 예수님의 심정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이번 주 복음은 잘 보여줍니다. 오늘은 성령을 주신..

사순절 동안 성당에 앉아 내내 텅 빈 예수를 응시했었다. 빛이 관통하도록 자신을 온전히 비워 십자가와 하나가 된 예수.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성당을 가득 채웠다. 그 빛은 예수를 그대로 통과했고 빛의 방향에 따라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런 날은 예수의 형체가 십자가임이, 십자가여야 함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어떤 날은 빛이 서서히 잦아들고 고요한 어둠이 성당을 채웠다. 그런 날은 십자가와 예수는 어둠 속에서 구별되지 않는, 구별할 필요조차 없는 하나였다. 빛이 나를 관통하도록 온전히 자신을 비워. 빛이 나를 채울 때 내가 누구인지를 비로소 알게 되는 것. 십자가가 온전히 나의 배경이요, 형체가 되는 것. 부활절 끝기도 마저 마친 시간, 혼자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한 17,19) #dailyreading 스스로 거룩하신 분께서 저 말씀을 하시는 뜻을 생각하며,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나 자신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함을 묵상했다. 나를 진짜 아낄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아낄 줄 안다. 우리 공동체가 거룩해지기 위해서는 너를 거룩하게 하는 데만 애쓸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거룩하게 하는 노력으로 시작해야 할 것. 나의 상처 입지 않으려는 사랑과 나만 생각했던 희생, 구원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고통 속에만 머물렀던 십자가…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위해 그저 죽는 것이 아니었다. 사그라들기 위해 타는 것이 아니라 밝히기 위해 타오르는 촛불처럼.

이번 주는 주님 승천 대축일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40일째 되는 날 하늘로 올라가셨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40일이 되려면 부활 6주간 목요일에 지내야 하지만 한국은 주님 승천 대축일이 의무축일이 아니기에 모든 이들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부활 제7주일로 옮겨 지냅니다.) 이번 주 복음에는 예수님의 승천이야기가 나올까요? 사실 예수님의 승천을 직접적으로 다룬 장면은 성경에 2번(루카 24,51-53; 사도 1,9-10)만 나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루카 복음으로 미루어 짐작하여 이 복음을 산에서 승천하시는 장면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 주(성령강림 전 주일)는 홍보주일이기도 합니다. 올해 교황님의 홍보주일 담화의 주제는 “진심을 다해 소통에 나서고 적대적인 소통 방식을 절대 추구하지 말아야 ..

오늘 복음은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무엇을 청하셨는지 살펴보면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11절),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15절),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17절) 이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세 번째 기도를 묵상해 볼까 합니다. 17절에 나오는 ‘진리로’(엔 테 알레테이아)에서 전치사 ‘엔’은 거룩함이 이뤄지는 장소를(안에서) 뜻하는 동시에 수단이란(로써) 의미도 가진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은 ‘진리 안에서/진리로써’, ‘하느님 안에서/하느님을 앎으로써’ 거룩하게 해 주시길 기도하셨다고 이해할 수 있겠지요. 곧 이 진리는 제자들을, 또한 우리들을 거룩하게 하는 힘인 동시에 우리를 거룩하게 만드는 장소입니다. 이 거룩함은 우리..

이번 주 복음은 예수님께서 성령을 약속하시는 장면입니다. 여러분은 오랫동안 멀리 떠날 일이 생긴다면(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가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주시겠습니까? 꼭 알아야 할, 꼭 기억해야할 것을 알려 주지 않을까요? 하늘로 떠나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은 바로 ‘성령’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16절) 즉, 보호자께서 영원히 너희, 제자들과 함께 있다는 걸 기억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보호자는 바로 성령입니다. 보호자란 단어는 ‘옆에 있도록 불린 자’라는 뜻으로 그리스어 ‘파라클레토스’를 번역한 것입니다. 성령 하느님은 연약한 우리들을 위해서 옆에 있도록 불린 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