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스님의 청소법 본문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유노책주.
병원을 오가며 엘리베이터를 한없이 기다려야 할 때 읽은 내 첫번째 틈새독서. 나에겐 청소법을 알려주기 보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준 책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안다고 잘 하는 것도 아닌 청소. 스님 책을 읽고 나니, 수행이란 일상을 차근차근 다듬을 줄 아는 것에서 시작하고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전부라도 해도 좋을 것이란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
읽는 며칠 동안 마음이 좀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만약 가족이 협조하기를 바란다면 해결책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당신 자신이 묵묵히 청소하고 항상 깨끗한 방을 유지하는 길입니다."라는 문장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좀 억울하다는 느낌도 없진 않았지만 결국은 내가 묵묵히 청소하고 깨끗하게 유지하지 않고는 변화가 시작되지 않는다. 그래, 그렇지…
주위를 치우고 닦으며 마음도 치우고 닦는다는 말은, 진실이다. 책을 시작하면서 주위도 생각과 마음도 가지런히 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무심하게 청소하는 것은 ‘행동을 닦는 것’, 즉 ‘수행’입니다."
"건성으로 청소하면 언제까지나 ‘고역’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념무상으로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 청소가 마음을 닦기 위한 ‘수행’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러면 저절로 다양한 궁리가 생겨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생활을 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마음먹는다 하여 당장 바뀌지는 않습니다."
"만약 가족이 협조하기를 바란다면 해결책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당신 자신이 묵묵히 청소하고 항상 깨끗한 방을 유지하는 길입니다."
"사찰의 현관 입구나 계단에 들어서면 ‘각하조고(脚下照顧)’나 '간각하(看脚下)'라고 쓰여 있는 글귀를 볼 수 있습니다. 두 글귀 모두 '자신의 발밑부터 잘 살펴보라,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아라'라는 의미입니다."
"꽃은 나비를 부르려고 핀 게 아닙니다. 나비도 꽃을 찾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날아다니는 게 아닙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꽃은 그저 그곳에 피고, 나비는 그저 팔랑팔랑 춤추다가 우연히 서로 만납니다. 일부러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매 순간순간 눈앞의 일에 전념합니다. 그것으로 완벽합니다. 고작 청소라도 한결같이 손을 움직이고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 이를 수 있는 경지가 반드시 있습니다."
"선의 사고방식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날 해야 할 일을 그날 분량만큼 그저 담담히 하면 됩니다. 어질러진 방을 내버려 두면 저절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더러움이 감쪽 같이 사라져 깨끗해질 일도 없습니다. 거듭 말하자면, 더럽혀진 공간에 있는 자신의 마음이 맑아질 리도 없습니다."
"잠을 잘 때는 그저 몸만 눕힌다고 잘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잡동사니가 넘쳐나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 침실에서는 수면의 질이 떨어집니다. 심신의 피로를 덜어 내일을 위한 활력을 충전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나중’이나 ‘내일’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는 것이 선의 사고방식입니다. 올지도, 오지 않을지도 모를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성심껏 살아갑니다.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때그때 빈틈없이 처리합니다. 이것이 후회하지 않는 삶의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정성을 들여 환경을 가다듬고 자신을 성장시키지 않으면 성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지식과 정보가 풍부해도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무엇 하나 바뀌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완벽히 이해했더라도 몸을 통해 습득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행동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방을 바라봐 주세요. 마음 상태가 밖으로 드러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방을 바라보세요. 신선한 눈으로 방을 바라보면 무엇이 느껴지나요?"
"어떻게 하면 더 가뿐해질까?"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안락함을 맛볼 수 있지만, 욕심이 많은 사람은 설령 풍요로운 생활을 할지라도 만족하지 못한다.” 뭔가 와닿는 것이 있나요? ’지금 있는 물건으로 충분하다‘라고 생각하면 매일의 삶이 정말로 즐거워집니다."
"청소란 더러움을 털어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을 닦는 것입니다."
"어수선한 방은 항상 공간에 잡음이 흐르는 상태와 같아 좀처럼 안정되지 않습니다. 마음이 잡음에 지배당해 늘 탁한 선글라스를 낀 듯한 상태입니다. 잡음이란, 바꿔 말하면 잡념입니다. 집착이나 망상, 주저함입니다. 잡념에 머리가 지배당하면 길가에 예쁜 꽃이 피어 있어도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사랑스러운 꽃을 그냥 지나칩니다."
"살아가는 한 인간관계가 꼬이거나 비교하여 기가 죽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면 ‘왜 나만 뜻대로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무심코 빠져들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스스로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만들어 냅니다. 그것이 마음의 먼지나 티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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