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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요한의 우물/요한 2장 (7)
깊이에의 강요
나해 사순 제3주일에 듣게 되는 복음말씀은 "성전 정화"에 관한 말씀입니다. 무엇 때문에 이 사건이 일어났나요?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지난주 복음에서 우린, 남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변화해야 함을 몸소 보여주시는 예수님을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의 변모는 우리들의 변모를 이끌기 위함이었지요. 2000년 전엔 이 성전을 허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이 복음을 듣는 우리에게는 무어라 말씀하실까요? 같은 말씀일 겁니다, 다만... 그 성전은 이제 우리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7) 예수님은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요한 2,16) 성전이 장사하는 집이 되면 돈을 낸 만큼 기도의 응답을 요구하게 되고, 들인 공덕보다 더 많이 얻어 가길 바라게 되고, 기도를 내가 원하는 은총을 사기 위한 지불 방식 정도로 여기게 된다. 그러니 치워야 한다.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드는, 신앙 장사치로 살아가지 말 것!
유아 세례를 받았고 아기 때부터 성당을 다녔지만 이십 대 이전까지는 수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싫어서는 아니고, 그냥 나의 선택에 지금의 삶이 없었다. 이후 교리교사를 하면서, 성경 모임을 하면서 여지껏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내 마음 속 갈망을 조금씩 발견했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해도 될까. 나는 수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느님을 더 잘 따르고 싶었다. 세상엔 좋은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언젠가부터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고 내게 가장 좋은 일이었다. 기도를 해도 봉사를 해도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하느님께로 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수도삶이 최선이었고, 나는 그렇게 이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허무는 행위의 주체는 유다인, 즉 우리들. 다시 세우는 행위의 주체는 예수님. 허무는 것은 내가 해야하고, 세우시는 것은 그분이 해주신다. 내가 나를 허물어야, 그분이 나를 세우실 수 있다.
예수님께서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술로 바꾸는 기적을 처음으로 일으키십니다.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몇째 날에 사람을 지으셨는지 생각나십니까? 창조가 무르익은 여섯째 날 우리 사람을 만드셨지요. 하루하루 창조를 거듭하여 여섯 째날 사람을 지으셨듯이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물독 하나하나씩 여섯개에 물을 가득 채우시고 우리의 내면을 새롭게 창조하시려고 합니다. 이 여섯이라는 숫자는 완전한 창조의 수, 일곱에 임박한 숫자입니다. 완전한 창조의 직전. 천지창조 때는 우리의 모습을 지으셨다면, 첫 기적 때는 우리의 내면을 지으십니다. 물을 술로... 물에서 더 나은 물로 바꾸신 게 아닙니다. 전혀 다른 존재, 포도주로 변화되었습니다. 성령에 의해 완전히 새로남. 물독에 담긴 물이 변화되듯 우리..
성모님께서 딱 두 말씀을 하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이 두 말씀으로 성모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하신 성모님의 말씀을 되새겨 봅시다. 성모님께서는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나 어떠한 결론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있는대로만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의 기도도 이러해야할 것입니다. 그저 내가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 지금 나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성모님은 포도주가 없으니 포도주를 달라고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혹시 우리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며 내가 원하는 결과까지 아뢰지는 않는지요. 두 번째 말씀은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