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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 (217)
깊이에의 강요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높이면 낮아지고, 낮추면 높아진다는 말씀을 곰곰이 마음으로 그려보다가 어릴 적 타고 놀았던 시소가 떠올랐습니다. 시소는 혼자서는 타기도 어렵고 탄다고 해도 재미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없으면 안됩니다. 신앙생활도, 시소도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지 않습니다. 개인 기록을 측정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서 즐기는 놀이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시소놀이에서 가장 곤란한 것은 상대방의 호응이 없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올랐으면 상대를 올릴 줄도 알아야 놀이가 되는데, 상대방이 나를 올려주고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면 그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매번 평등하고 균등하게 주고받는 사랑이 있겠냐마는, ..

모두가 엎드린 순간, 그 경배의 순간에도 의심하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 의심하는 사람들은 엎드려 경배하는 사람들 안에, 혹은 내 안에 나와 함께 공존합니다. 하지만 마태오 복음사가는 의심하는 이들을 그대로 둔 채 바로 이렇게 상황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18절) 예수님은 무덤에 묻히신 후 두려워하던 여인들에게 마주 오셨던 것처럼(28,9) 제자들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좁히며 다가가셨습니다. 의심하는 이들이 함께 있는 공동체에게도 다가가신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우리들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때로 믿음이 약해 의심을 하더라도 그분은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런 후 예수님은 하느님이 예수님을 보내시듯 그렇게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

임금이 아들의 혼인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하였습니다. 처음 초대받았던 이들은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혼인 잔치 초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밭으로 가고 장사하러 갔습니다. 심지어 부르러 온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사람들이 무심하고 잔인할까요. 처음 초대 받은 이들은 그리 '합당한' 사람들처럼 여겨지지 않습니다. 다시 초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임금은 고을 어귀로 종들을 보내어 아무나 만나는 대로 불러오라고 시켰고,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가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습니다. 예복을 갖춰 입기는커녕 혼인 잔치에 갈 생각조차 없었던 사람들. 준비할 새도 없이 왕자의 혼인 잔치에 임금의 초대를 받은 것입니다. 거리를 오가던 모습..

밭주인은 포도밭을 아주 정성껏 가꾸었습니다.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좀 이상하게도 손수 이 모든 일들을 할 정도로 공을 들인 포도밭을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습니다. 소작인들을 관리할 사람도 두지 않고 떠났고, 소작인들은 자신의 몫을 가지러 온 주인의 종들을 매질하고, 죽이고, 심지어 돌을 던져 죽였습니다. 처음부터 과감하고 잔인하며 이해불가한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런데도 주인은 이들을 응징하지 않습니다. 믿음을 거두지 않고 다시 더 많은 종들을 보냈습니다. 주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이 단순히 소출 이익이었다면 이 일들을 처리하고 소작인들을 바꾸면 될 일인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자꾸만 믿고 종들을 보내면서 주인과 소작인의 ‘관계’..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묵상하며 이렇게 마음이 묵직하게 아파온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지금 이 세상에는 이들처럼 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서 있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싶어서입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아니 자본주의의 기준에서 보면 일한만큼 돈을 받는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할 기회가 공정하지 못했다면, 책임져야할 가족 등 반드시 필요한 돈의 쓰임새가 다르다면, 사람마다 느끼는 돈의 무게가 삶을 좌우할 만큼 차이가 난다면... 사실 이런 식의 질문들은 끝이 없다는 걸 은연중에 알고 있지만 내 안에서 들리는 질문은 좀처럼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이사 55,..

예수님께서도 타인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나 봅니다. 나에게 죄를 지은 사람도(그 사람의 잘못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해도) 우리가 그 사람을 바로잡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잘못을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가 교회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 하십니다. 이는 ‘너는 이제 상관하지 마라. 더 이상 네 책임이 아니다.’라는 뜻도 있지만 ‘이제는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 구절을 마음에 잘 새겨야 합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

이번 주 복음에는 딸이 마귀에 들렸다는 가나안 여인이 나옵니다. 이 이방인 여인은 오늘 이 짧은 복음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도움을 간청합니다. 너무나 간절했던 여인은 예수님의 침묵, 완곡하지만 분명한 거절(강아지를 언급하시는 이 부분은 참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제자들의 배척에도 결코 지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응답을 얻습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마태 15,28) 도움을 청했는데도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에 여인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속이 상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을 그만둘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

오늘 예수님께서 지금 이 자리에 오셔서 우리 각자에게 “그러면 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물으신다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수시로 이렇게 물어오시는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질문에 매번 대답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 16,15)라고 대답했고, 예수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마르코와 루카에서는 베드로의 대답에 예수님께서는 다른 반응을 하십니다.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시며 오히려 말리십니다. 차이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 차이를 잇다른 예수님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