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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5,21-28 남은 조각과 부스러기, 오천 명과 딸의 치유(가해 연중 제20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5장

마태 15,21-28 남은 조각과 부스러기, 오천 명과 딸의 치유(가해 연중 제20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3. 8. 26. 14:44

  이번 주 복음에는 딸이 마귀에 들렸다는 가나안 여인이 나옵니다. 이 이방인 여인은 오늘 이 짧은 복음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도움을 간청합니다. 너무나 간절했던 여인은 예수님의 침묵, 완곡하지만 분명한 거절(강아지를 언급하시는 이 부분은 참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제자들의 배척에도 결코 지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응답을 얻습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마태 15,28) 도움을 청했는데도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에 여인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속이 상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을 그만둘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 여인은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요? 이 장면에서 조금 더 이전으로 가보면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사화가 나오는데요, 이 여인도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보았거나 소문으로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고 ‘남은 조각’,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찬 것을 본 사람이라면 ‘부스러기’만으로도 딸이 낫기엔 충분하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우리가 미사 때 받아 모시는 작은 성체, 예수님의 몸도 우리를 구원하시기에 충분한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상대의 태도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태도에 집중하도록 합니다. 대답이 없을 때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거절 앞에서도, 자신을 향한 배척에도 흔들리지 않고 진심을 다한 여인이 오늘따라 참 위대하게 다가옵니다. 그 여인이 자신의 진심에 최선을 다했을 때 오는 기도의 응답은 진심이 이루어지는 것, 즉 '네가 바라는 대로'(28절)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이나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곧잘 흔들리고 좌절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굳게 예수님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우리의 기도와 행동에 진심을 다한다면 그 여인처럼 응답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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