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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5,33 옳다 아니다 못났다 잘났다 판단의 말은 없고 #dailyreading 본문

“이 광야에서 이렇게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 (마태 15,33)
오늘은 제자들의 이 질문 앞에서 괜히 마음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리 기적을 체험했다 해도 한 번도 빵이 많아지는 기적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결과를 상상할 수 있단 말인가. 본 적이 있다손 치더라도 매번 기적을 기대할 수가 있단 말이냐. 묻지도 못하는가 말이다... 불평과 딴지가 자꾸만 올라오는 걸 보니, 지금 내가 뭔가에 단단히 걸려 있구나 싶었다. 그래, 서운했다. (난 왜 이리 자주 서운한가...) 지극히 현실적인 이 걱정을, 왜 군중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가. 예수님 앞에 우리들 믿음은 다들 고만고만한 것일 텐데, 제자들의 이 말을 단순하게 믿음이 없는 질문이라고 단정하는 게 옳을까.
분심 가득한 묵상 내내 이런저런 온갖 불평과 질문을 쏟아내는 데도 예수님은 별 말이 없으셨다, 복음 안에서도 감실 안에서도 내 안에서도. 예수님은 그저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하고 물으신다. 옳다 아니다 못났다 잘났다 판단의 말은 없고, 그저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하시며 제자들이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셨다. 나는 남도 탓하고 나도 탓하며 온갖 분심 속을 헤맸는데... 걱정 근심을 가라앉히며 말씀 따라 땅에 앉을 때, 판단의 소리를 줄이고 예수님의 감사 기도에 동참할 때, 먼저 받거나 더 받으려 하지 않고 내 자리에서 내게 주어지는 것에 만족할 때 기적을 비로소 체험하게 되는 것인가.
어제 퇴근 길에 단풍 들고 시들어가는 라일락 나뭇잎을 봤다. 군데군데 썩어가는 잎을 들여다보며 투명하게 맑았던 봄날의 연둣빛과 향기 묻어나는 초여름의 싱싱한 잎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단풍도, 낙엽도, 사그라드는 시간마저도 아름답기만을 바랬던 걸까.
주님, 비오니, 선악시비 판단이 앞서지 않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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