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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21, 33-43 주인은 미련할 정도로 믿고 또 다시 믿었다. (가해 연중 제27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21장

마태 21, 33-43 주인은 미련할 정도로 믿고 또 다시 믿었다. (가해 연중 제27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3. 10. 2. 23:01

  밭주인은 포도밭을 아주 정성껏 가꾸었습니다.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좀 이상하게도 손수 이 모든 일들을 할 정도로 공을 들인 포도밭을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습니다. 소작인들을 관리할 사람도 두지 않고 떠났고, 소작인들은 자신의 몫을 가지러 온 주인의 종들을 매질하고, 죽이고, 심지어 돌을 던져 죽였습니다. 처음부터 과감하고 잔인하며 이해불가한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런데도 주인은 이들을 응징하지 않습니다. 믿음을 거두지 않고 다시 더 많은 종들을 보냈습니다. 
 
  주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이 단순히 소출 이익이었다면 이 일들을 처리하고 소작인들을 바꾸면 될 일인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자꾸만 믿고 종들을 보내면서 주인과 소작인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주인의 믿음은 소작인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믿음이었습니다. 미련할 정도로 믿고 또 다시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아들까지 밖으로 던져져 죽임을 당합니다. 소작인들은 포도밭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아무에게도 심지어 주인에게도 소출을 주지 않기 위해, 내 것이 아닌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차지하기 위해 한 치의 뉘우침도 없이 이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이 주인의 선택(믿음)은 실패한 걸까요?
 
  비유 이야기는 아들의 죽음으로 서둘러 끝이 나고 예수님은 결과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포도밭 주인이 어떻게 하겠느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자신들의 이야기인줄도 모르고)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완성한 비유 이야기는 ‘소작인들의 응징’으로 마무리 되지만, 예수님이 완성한 비유 이야기는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로 마무리 됩니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그 돌이 주인이든 예수님이든 버림 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주인이 되어 놀라운 일을 이루어 나갑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요? 이 비유 이야기에서 ‘나’는 누구인지 묵상하시면서 주일을 잘 준비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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