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깊이에의 강요
요한 6,41-51 예수님 곁에 꼭 붙어서 떨어지지 않도록 (나해 연중 제19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흥미롭게 읽은 책 중에 ‘기생(寄生)’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생하다’는 말은 ‘서로 다른 종류의 생물이 함께 생활하며, 한쪽이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이 해를 입다.’는 뜻이지요. 기생이나 기생충에 대한 아주 편협한 지식만 가지고 있던 제게 이 책은 어마어마한 세상을 열어 보여 주었습니다. 기생충은 숙주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데,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경우, 기생충과 숙주는 진화를 거듭해가면서 서로의 공생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기생하는 생물 중 따개비는 게의 다리 부분에 붙어서 몸속으로 침투하여 그 안에서 살아가며 숙주인 게의 성별까지 바꿔가면서 몸 안에 알을 낳고 살아갑니다. 따개비가 일단 몸에 들어와 기생하기 시작한 게는 그때부터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려가면서까지 따개비를 먹이고 키우며 따개비의 알까지 돌봐주고 탄생을 위해 헌신한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라고 하십니다. 우리에게 서서히 자신을 다 내어주시기 위해 당신 자신을 빵이라 하시면 우리들에게 먹으라 하십니다. 사실 게는 스스로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지만 따개비는 그럴 수 없습니다. 숙주인 게가 없으면 자신의 삶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는 따개비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이 없으면 아무리 열심이라도 삶을 완성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묵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완전하시고 충만하신 분이기시에 굳이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실 필요가 없는데 오롯이 우리를 위해 신이라는 정체성마저 내려놓으시고 인간이 되셔서 우리들을 먹이고 키우며 당신 자신을 내어주셨음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본당 소임을 하는 저는 종종 기도 중에 굳이 들이는 정성의 힘을 묵상해보곤 합니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굳이 들이는 정성이 우리를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는 수도 공동체 생활을 통해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또한 성당 공동체도 그랬습니다. 내 책임도 아닌 일을, 묵묵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굳이 자신의 일처럼 정성들여 하시는 분들 덕에 성당은 잘 굴러갑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주시고 스스로 인간이 되신 예수님 곁에, 따개비처럼 예수님 곁에 꼭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한 주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요한의 우물 > 요한 6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한 6,24-35 나 자신으로 그분께 다가가, 믿을 것(나해 연중 제18주일 레지오 훈화) (0) | 2024.07.30 |
---|---|
요한 6,1-15 드릴 것이 없음을 알았을 때 봉헌이 시작된다 (나해 연중 제17주일 레지오 훈화) (0) | 2024.07.28 |
요한 6,37 함께 걸으면 #dailyreading (0) | 2023.04.26 |
요한 6,11 기적의 중심에는 기도가 있었다 (0) | 2023.04.21 |
요한 6,68 질문인가 다짐인가 #dailyreading (0) | 2021.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