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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요한 6,1-15(훈화) 본문

요한의 우물/요한 6장

요한 6,1-15(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13. 5. 4. 05:58

이번주 복음도 아주 유명한 복음입니다...오천명을 먹이신 기적. 이 기적은 다른 복음에도 나오는 복음인데 조금씩 그 이야기가 다릅니다. 오늘은 제자들의 '동문서답'을 살펴볼 건데요,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하고 물으십니다. 그런데 필립보는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안드레아는 "여기 보리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합니다. 제자들은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가진 것의 빈약함에 절망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에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구절이 있지요. 일용할 양식을 아버지로부터 구할 수 있음을, 아니 아버지에게서만 구할 수 있음을 고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보잘것 없음에 실망합니다. 예수님이 듣고 싶으셨던 것은 아마 "하느님 아버지" 이 한마디 뿐이었을 겁니다.

 

제 얘기를 할까요? 수녀원에서 4년정도를 살고 나면 수련기가 끝나갈 무렵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기 위해 서원을 준비합니다. 서원 피정을 하면서 깨달았던건 나의 온전한 봉헌이 아니라 "드릴 것이 하나도 없음에 대한 쓰디쓴 자각"이었습니다. 드릴 것이 없음을 알았을 때 봉헌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해서 봉헌을 완성해 보겠다는 욕심을 접고 두손을 비워둔채 아버지께 온전히 기대는 것 외에는 아무 할 일이 없었지요.

 

오늘도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물어오십니다. "너희의 일용할 양식을 어디서 살 수 있겠느냐?" 이 질문에 "묵주기도 이백단 했는데 이것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혹은 "당신께 제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하고 대답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모든 것은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옵니다."라는 대답을 드리는 우리가 되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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