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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요한 6,41-51 훈화 본문
요즘 제가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은 ‘기생(寄生)’에 관한 책입니다. 기생충에 대한 아주 편협한 지식만 가지고 있던 제게 이 책은 어마어마한 세상을 열어 보여 주었습니다. 기생충은 숙주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데,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경우, 기생충과 숙주는 진화를 거듭해가면서 서로의 공생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개비는 게의 다리 부분에 붙어서 몸속으로 침투하여 그 안에서 살아가며 숙주인 게의 성별까지 바꿔가면서 몸 안에 알을 낳고 살아갑니다. 따개비가 일단 몸에 들어와 기생하기 시작한 게는 그때부터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려가면서까지 따개비를 먹이고 키우며 따개비의 알까지 돌봐주고 탄생을 위해 헌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라고 하시지요. 우리에게 서서히 자신을 다 내어주시기 위해 당신 자신을 빵이라 하시면 우리들에게 먹으라 하십니다. 사실 게는 스스로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지만 따개비는 그럴 수 없습니다. 숙주인 게가 없으면 자신의 삶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는 따개비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이 없으면 아무리 열심이라도 삶을 완성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전부를 내어주시는 예수님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한 주간 되시길 바랍니다.
... 너무 유치한가 싶다가도 할머니들한테는 좀 어려운가 싶기도 하고. 요즘은 글을 너무 안써서 그런지 내 생각을 정리해 낸다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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