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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1,13 당신 자체 #dailyreading 본문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루카 11,13)
#dailyreading
If you then, who are wicked, know how to give good gifts to your children, how much more will the Father in heaven give the Holy Spirit to those who ask him?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아는 아버지
자녀들에게 성령을 더 잘 주시는 아버지…
아침 묵상 한 시간 내내 이 문장을 붙들고 있었는데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결국 오전 미사에 좀 일찍 가서 성경을 펴 두고 다시 묵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좋은 것을 ‘줄 줄 아는‘ 것이 뜻하는 게 뭘까, 왜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얼마나 더 많이 성령을 주시는 건가, 세속의 아버지가 줄 수 있는 좋은 것은 상황에 맞게 달라질텐데 왜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성령만을 주시는 건가에 집중되었는데 문득, 정말 문득 알 것 같았다.
악한 아버지라면 좋은 것을 줄 수 있되 자기 자신을 줄 수는 없겠구나, 세상 모든 것을 주어도 자신이 아닌 것을 주어야겠구나… 여기까지 오니 다음 문장도 다르게 읽힌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성령을, 그러니까 당신 자체. 당신의 전부를 주시는구나… 당신을 온전히 주고 또 주시는 거구나.
묵상도 미사도 잘 끝내고,
휴무이긴 하지만 어제도 공휴일이라 만나지 못한 환자들을 만나고 왔다.
환자들을 만날수록, 내가 줄 수 있는 건 있는 그대로의 ‘나’ 뿐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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