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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9,51-62 살다보면 돌아서 가야 할 때가 있는 법 (다해 연중 제13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9장

루카 9,51-62 살다보면 돌아서 가야 할 때가 있는 법 (다해 연중 제13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2. 6. 26. 08:38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과 예수님의 대화는 조금씩 엇나갑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맞아들이지 않았던 사마리아 사람들을 혼내주려는(“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어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제자를 오히려 꾸짖으십니다. 그리고 다른 마을을 통해 예루살렘으로 가셨습니다. 자신을 가로막는 것이면 어떻게 해서든지 치워버리고 목표를 향해 갈 길을 가려는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은 다른 마을을 통해서라도 예루살렘을 향하십니다. 우린 어떤가요? 내가 세워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해하는 것들을 모두 ‘아니다’로 결론 짓고 없애버리려는 제자들과 닮았나요, 아니면 자신을 막아서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그대로 두시고 돌아서서라도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는 예수님과 닮았나요? 

 

정의랍시고, 누군가를, 누군가의 행동을 용납하기 싫고 응징하고 싶은 욕망을 주님의 뜻이라 포장하시는 너무 쉽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다른 마을을 통해서 가길 원하셨습니다. 더 먼 길이라도 둘러서 가는 길을, 더 오래 걸려서라도 돌아서 가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리석은 제자들과 헤어지지 않으시고 다른 마을로 가는 길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함께 하셨습니다. 살다보면 돌아서 가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요, 혼자가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진정으로 교회를 알리고 지키는 일은 무엇인지, 누군가를 욕하고 미워하고 단죄하면서 예수님을 제대로 따를 수 있는지... 예수님과 동행하는 한 주간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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