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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9,23-26(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레지오 훈화) 본문
루카 9,23-26(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3. 9. 12. 15:47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이 복음말씀을 묵상하노라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데요, 특히나 순교성인들을 생각하며 오늘 복음을 들으면 부끄러운 마음이 끝도 없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며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 후 하신 말씀입니다. 당신이 먼저 죽음을 각오했다고 하시는데, 뒤따라가겠다 말하지 못할 제자가 누가 있겠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번 주는 이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묵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 자신을 버리고 /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 나를 따라야 한다.
우리들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버림과 십자가를 선택했는데 따라야 한다는 건 자꾸 잊고 버린 것을 아쉬워하고 십자가를 고통으로만 받아들입니다. 따름에 의미를 알면 버림과 십자가는 장애물 달리기의 허들 같은 것이지요. 필수조건이라는 말입니다. 장애물 달리기를 하면서 허들을 불필요한 것, 방해물도 여기는 선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순교자 대축일을 준비하며 더더욱 첫 번째 말씀, '내 뒤를 따라오려면' 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집중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교리반에 오시는 분들께 왜 성당에 오셨냐고 물어보면 마음의 평화나 심신 안정, 위로나 지혜 등을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하시는 마음이 이해도 가고 신앙 생활을 통해 이런 것들을 부차적으로 얻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예수님을 따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버리는 것도, 십자가를 지는 것도 아니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목표)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따르려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을 버리든지 십자가를 지든지 다음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진지한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볼까요? "나는 진정 예수님을 따르려고 하는가?"
예수님을 따르려면, 가진 것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원수를 사랑하고 나를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일곱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낮은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이런데도 예수님을 따르려고 하십니까? 이런 예수님을, 여러분은 따르려고 하신 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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