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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7,27 몫 #dailyreading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7장

마태 17,27 몫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23. 8. 14. 08:30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마태 17,27)


오늘은 '몫'이라는 단어에 마음에 갔다. 예수님은 주는 것에 너그러우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셨다. 봉사를 하니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적게 받으며 사니 넘치게 받아도 괜찮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나도 나의 몫을 명심하고 살 것. 거저 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 것. 후한 대접을 당연히 받지 말 것. 감사할 줄 알고 미안해할 줄도 알고 갚아가며 살 것. 


어제 손님으로 오신 신부님이 정성껏 미사를 준비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다. 그 인사가 처음에는 생뚱맞다 싶었는데 미사 내내 마음이 조금 아렸다. 고마운데 아픈 인사... 그러고 보니 매일 한 시간씩 일찍 나가 미사를 차리고, 갑작스런 전례 변동에도 군말 없이 일하고, 모두가 나가버린 성전에 혼자 남아 성전을 정리하며 산 20여년 동안 미사 차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는 처음 들었다. 사실 성탄이나 부활 같이 일이 많은 날엔 치우다가 늦어서 점심 식사를 못할 때도 있었지만 서운하긴 해도 내 일이다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는데, 세상엔 당연한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일해야할 몫, 감사할 몫, 미안해할 몫, 나눠야할 몫… 을 잘 살피며 살자. 공들이지 않고 가볍게 여기는 관계는 무너지기 마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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