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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1,25-30 그리스도의 멍에인 십자가를 메고 그분께로 가고자 (가해 연중 제14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1장

마태 11,25-30 그리스도의 멍에인 십자가를 메고 그분께로 가고자 (가해 연중 제14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3. 7. 4. 14:37

  이번 주 복음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각 부분마다 의지에 관해 묵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25-26절은 예수님의 기도이지만 하느님의 의지(영역: gracious will)를 떠올렸습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지만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의 선하신 뜻. 스스로 알고 있다고 자처하는 이들은 깨닫기 어렵지만 철부지νηπίοις[nēpiois, 네피오이스]는 드러내 보여주시는 분 덕분에, 보여주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의지 때문에 오히려 잘 받아들입니다. 네피오이스는 실제로 어린 아이가 아니라 '경험없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어린 아이와 같이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의 제자들' 혹은 '순박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어렵고 힘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에 서툰 사람은 스스로는 하기 어려우나 하느님의 도움을 입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네피오이스νηπίοις의 자세로 하느님 앞에 서야 합니다. 
 

  두 번째 27절에서는 예수님의 의지를 묵상했습니다.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주려는 예수님의 의지 덕에, 나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이 당신 의지로 알려주셨기 때문에 하느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28-30절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예수님의 말씀이시지만 이제 우리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안식을 얻기 위해서 그분께 직접 나아가야 하고, 온유와 겸손을 배우려면 그분의 멍에를 메고 그분의 짐을 져야 하니, 나의 의지가 필요한 일이지요. 멍에는 소나 말에게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를 끌게 하려고 목덜미에 얹어 메우는 막대입니다. 소는 알아서 밭을 갈 수가 없으니 주인이 이끄는 대로 이끌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밭을 제대로 갈기 위해 필요한 도구인 멍에를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의지입니다. 나의 삶을 잘 경작하기 위해 필요한 그리스도의 멍에를 메고 그분께 배우려는 의지가 나에게 있는지요. 
 
  순박한 네피오이스의 마음으로, 예수님께서 알려주시는 것을, 그리스도의 멍에인 십자가를 메고 그분께로 가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한 주간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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