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목록마태오의 우물 (217)
깊이에의 강요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마태 18,32-33) 탕감 받은 후,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 수도 있고 용서 받은 사람으로 살 수도 있다. ‘이후의 삶의 태도’에 대해 생각한다. 큰 일을 겪고도 더 반듯하게 살아가는 사람, 비뚤어질 특권이라도 받은 것처럼 삶을 망가뜨리며 사는 사람… 운이 좋았다 생각하고 거기서 끝날 수도 있고 감사를 되새기며 은총을 자신 안에서 길어올리며 살 수도 있다. 다 잊고 사는가, 은총 속에 머무는가.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마태 9,14)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재의 수요일 첫 단식과 기도의 지향은 우크라니아의 전쟁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암담해서 묵상도 기도도 쉽지 않았다. 나의 기도, 나의 단식, 나의 희생…이 그들에 비해 너무나 사소하고 시시하다 싶어 괴로웠다. 그리고 이 괴로움마저도 너무 사소했다. 그들은 강제로 온 삶을 단식, 단식이 아니라 ‘수난’이었다. 단식에도 빈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난한 자의 단식, 권력자의 단식, 혜택을 입을 수 없는 자의 단식, 맘껏 말할 수 있는 자의 단식, 스스로 죄인이라 고개 숙여 고해하던 세리의 단식, 스스로 의롭다며 고개를 들었던 바리사이의 단식… 며칠 정도 굶어도 괜찮을 정도의 노동을 하는 사람, 지..

많은 군중이 다리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과 다른 불구자들과 말못하는 이들,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다가왔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마태 15,30) 오늘은 이 첫 장면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예수님께 몰려오는 군중들. 자신만 예수님을 보려하지 않고 예수님이 필요한 이들과 함께 산을 오른 이들. 그들은 함께 온 이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았다.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예수님은 무엇을 묻고 싶으셨던 걸까. “일곱 개가 있고 물고기도 조금 있습니다.”라는 대답에, 이렇다 저렇다 말씀하시지 않고 당신의 일을 시작하셨다. 어쩌면 예수님은 이미 그들의 기도의 ‘지향’을 알아보셨던 건 아니었을까. 혼자만 예수님을 만나고 누리려 하지 않고..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태 4,19-20) #dailyreading 오늘은 곧바로 그물을 버렸던, 곧바로 그분을 따랐던 제자들을 묵상했다. 예수님이 부르셨을 때 어떤 이들은 호수에 어망을 던지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아버지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적어도 복음만으로는 그들이 예수님을 바라보았다거나 예수님을 따르고 싶어했다는 정보는 얻을 수 없다. 그저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었던 그들을 덜컥 부르셨고 그들은 곧바로 어망을 쥔 손을 빈 손으로, 그물을 손질하던 시간을 빈 시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빈 손, 빈 시간, 무엇보다 곧바로…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 때는 이렇듯 내 편에서, 그게 무엇이든 준비를 갖추었을 ..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태 5,8) 내 마음을 깨끗이 잘 닦아야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분을 잘 알아볼 수 있는 거겠지.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문장은 간결하고 말은 단순하지만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삶이 캄캄하고 희미할 땐 어떻게든 십자가면 되겠지 싶을 때가 많지만 오늘만큼은 무엇으로 이루어진 십자가인가를 생각한다. 내 삶을, 내 십자가를 무엇으로 엮고 짓고 있는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마태 18,3) 누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이다. 예수님과 함께 다니기에-말씀을 듣고 회개하여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늘 나라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을 가졌기에 누가 '가장' '큰지'를 궁금해하는 제자들에게, 들어가기 위해 지금부터 변화되어야 하는 자세를 알려주시면서 최상급의 표현은 아예 빼버리신다.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지금 여기에서부터 어린이처럼 되어가야, 낮은 자가 되어야 비로소 들어갈 수가 있다는 말씀이다. 그러나 우리네 인간이란 겸손은 부..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마태 18,19-20) #dailyreading 나의 기도는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기도, 예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기도인가… 나의 기도는 누구와, 어떤 사람들과 함께 바치는 기도인지 돌아본다. 혼자서만 바치는 내밀한 기도가 잘못일 리는 없지만 온전한 개인 지향도 예수님과 함께여야 할 것이고, 특히 수도자의 기도는 언제나 세상을 품은 채 타인을 초대할 수 있고 그들과 한방향이며 무엇보다 예수님과 함께여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마태 14,18-19) 그분께 가져가는 행위는 그분을 통해서 하는 ‘기도’의 행위이다. 그분께서 하시도록 그분께 가져가는 것. 비록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다 하더라도, 나의 빈 손이라도 쓰시도록… 하지만 어쩌면 적은 것을 드리는 것보다 나를 비워 빈손으로 그분께 가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일 지도 모른다. 빈손으로 간다는 것은, 나를 비운다는 것은 내 것을 쓰시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쓰시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