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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9,14-15 진짜 단식 #dailyreading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9장

마태 9,14-15 진짜 단식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22. 3. 4. 09:27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마태 9,14)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재의 수요일 첫 단식과 기도의 지향은 우크라니아의 전쟁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암담해서 묵상도 기도도 쉽지 않았다. 나의 기도, 나의 단식, 나의 희생…이 그들에 비해 너무나 사소하고 시시하다 싶어 괴로웠다. 그리고 이 괴로움마저도 너무 사소했다. 그들은 강제로 온 삶을 단식, 단식이 아니라 ‘수난’이었다.

단식에도 빈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난한 자의 단식, 권력자의 단식, 혜택을 입을 수 없는 자의 단식, 맘껏 말할 수 있는 자의 단식, 스스로 죄인이라 고개 숙여 고해하던 세리의 단식, 스스로 의롭다며 고개를 들었던 바리사이의 단식… 며칠 정도 굶어도 괜찮을 정도의 노동을 하는 사람, 지금은 굶어도 언제고 다시 먹을 수 있는 사람, 이미 며칠 째 어쩔 수 없이 굶고 있는 사람, 굶은 상태로는 도저히 오늘의 노동을 버틸 수 없는 사람, 굶고 말고를 제 뜻대로 정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럴 수 없는 사람… 우리 눈에는 단식이어도 하느님 앞에서는 단식이 아닐 수 있고, 단식하지 않는다 싶은 이들이 진짜 단식 중일 수도 있다.

그러니 ‘하고 말고’를 따지기 전에 하느님 앞에서 그 사람이 처한 상황, 나의 상태를 들여다 보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진짜 단식을 하자. 하느님께 드리는 나만의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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