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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르코의 우물 (134)
깊이에의 강요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마르 10,37) 영광을 받는 방법은 영광 받는 사람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영광 받을 만한 존재가 되는 것. 누군가의 옆을 차지하여 얻어 누리는 것은 결코 내 것일 리 없다. 누구와 있어도 또 혼자있어도 당당하고 평화로울 수 있도록, 오롯하게 자기 자신이 되자.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마르 10,11-12) 이 말씀은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라는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대해 제자들이 다시 물었을 때 하신 답이다. 물론 바리사이들에게는 바로 이렇게 답하지 않으시고 모세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너희의' '완고함' 때문이라는 것을 먼저 분명하게 말씀하신 다음 유대 전통에 능숙했을 그들에게 창조 이야기를 꺼내셨다. 하느님은 어느 한쪽을 우월하게(나머지 한 쪽이 마치 물건처럼 '버려도' 되는 존재가 아님) 만드신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고, 그들은 하느님이 맺어주신 하나이며(하나로 맺어진 후에는 누군가가 떨..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곧 “열려라!”하고 말씀하셨다. (마르 7,33-34) 요즘 '들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좋은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말일지라도 내가 말하는 것을 중지하고 상대가 먼저 말하게 하는 것. 그리고 귀 기울여 듣는 것. 그런 후에라도 필요하다 싶을 때에만 말을 꺼내보는 것. 오늘 복음에서도 손을 얹어 달라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귀를 먼저 치유하시고 혀에 손을 대셨다. 순서를 아시는 예수님. 먼저 듣는 것이 치유되어야 말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귀가 먼저 치유되었기에, 잘 들을 ..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마르 9,2) 우리가 당신을 따라나서며 변모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당장 바꾸기보다 당신의 변모를 보여주신 주님. 그것이 저희들을 향한 당신의 기다림임을 알겠나이다. 오늘도 서둘지 않고 기다리시는 당신께 오늘도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하소서.
친구들, 지난 한 주간 잘 지냈나요? 많이 더웠지요? 더운데 마스크까지 쓰고 생활하느라 너무 힘들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좀 더 힘을 내서 이 시간을 잘 견디고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복음 내용을 한 번 떠올려 볼까요? 파견을 받은 열두 제자는 떠나가서 회개를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들의 병을 고쳐주었어요. 돌아온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열심히 일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음식 먹을 겨를도 없었다는 걸 아시고는, 제자들이 쉴 수 있도록 따로 배에 태워서 외딴 곳으로 보내셨어요. 지친 제자들이 숨을 돌리고 식사를 하고 피로도 풀 수 있도록 하려면 사람들에게서 떠나가게 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그곳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여전히 필요했어요. ..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마르 4,27) #dailyreading 사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은데 아는 것만 보고 살면서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자꾸 돌아봐야 한다. 그러니 장담이든 확신이든 이는 얼마나 무모한가. 꽃 한 송이 피우는 게 내 공이 아님을, 어쩌다 주어지는 귀한 산책 시간을 통해 배우고 또 배운다. 그래, 저 꽃 한 송이도, 이내 생명도 다 그분이 하신다.
친구들, 한 주간 동안 잘 지냈나요? 5월이 무슨 달인지 아는 친구? 성모성월! 아름다운 5월은 교회에서 성모성월로 정해두고 성모님을 기억하고 묵상하면서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시기예요. 그래서 묵주기도도 특별히 더 많이 바치는 달이지요. 그리고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이에요. ‘승천’이라는 말은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주님 승천 대축일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겠지요. 오늘 복음은 이렇게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친구들은 모두 하늘을 본 적이 있지요? ..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마르 11,9)라고 외치던 이들이 머지 않아 "십자가에 못받으시오!"(마르 15,13)하고 외쳤다. 기뻐하며 환호하던 나와, 죽여라 악을 쓰는 나는 같다. 그런 나를 보시고 예수님은 하늘을 향해 기도하신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군중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마르 15,14) 도대체 예수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는 빌라도의 물음에 십자가에 못 박으라 윽박질렀던 군중. 시비를 가릴 생각은 애초부터 없고 파괴할 생각 뿐이었던 이들은 예수를 죽이고도 여전히 살아남아 지금껏 존재한다. 나는 이들 곁에 서서 무엇을 해야할까. 사람들의 환호성은 언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