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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르 10,2-16 대답하는 자세 본문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마르 10,11-12)
이 말씀은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라는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대해 제자들이 다시 물었을 때 하신 답이다. 물론 바리사이들에게는 바로 이렇게 답하지 않으시고 모세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너희의' '완고함' 때문이라는 것을 먼저 분명하게 말씀하신 다음 유대 전통에 능숙했을 그들에게 창조 이야기를 꺼내셨다. 하느님은 어느 한쪽을 우월하게(나머지 한 쪽이 마치 물건처럼 '버려도' 되는 존재가 아님) 만드신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고, 그들은 하느님이 맺어주신 하나이며(하나로 맺어진 후에는 누군가가 떨어져 나가면 온전한 하나에서 모자란 상태가 됨),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제멋대로 함부로 해선 안 됨). 즉 율법 이전의 취지를 먼저 얘기하심으로써 율법을 핑계로 하느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도록, 시작과 끝의 주인은 하느님이시니 어느 한쪽도(남자 바리사이) 상대의 목줄을 잡고 있는 주인처럼 행세할 수 없도록 하신 것이다.
제자들에게도 '된다, 안된다'로 바로 답하지 않으심으로써 쉽사리 판단하고 결론내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무엇보다 질문 안에 숨겨진 졸렬한 의도마저도 제자들이 알아듣고 현명하게 응수할 수 있도록 이끄셨다. '누구든지'라고 말을 꺼내심으로써 남편과 아내를 나란히 놓으시고, 인간이 인간을 함부로 대하고 버리는 행위는 분명 잘못이며, '누가 했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순 없으며, 더더군다나 남편(남자)이 했다고 해서 결코 면죄될 수 없다고 하신 것이다.
이 복음을 읽을 땐 비열하기 짝이 없다 싶은 질문에 화가 나거나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싶은 여성의 현실에 암담할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예수님의 대답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는 질문에 대해 대답으로도, 반응하는 태도로도 얼마든지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그러니, 먼저 질문하지 못했더라도 현명하게 잘 대답하고 뜻하는 대로 주도하진 않더라도 온유한 태도로 반응함으로써 조금씩 바꾸어 가자.
"제 불찰이예요, 내가 먼저 챙겼어야 하는데..." 오늘 언니 수녀님의 이 한 마디가 내 마음 깊은 곳에 와 닿았다. 섣불리 탓하지 않고, '우리(we)'에서 실수한 사람을 떨쳐내지 않고, 실수를 '잘못'으로 만들지 않고, 상대를 내려서 나를 올리지 않는 대답. 오늘 참 큰 가르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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