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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르코의 우물 (139)
깊이에의 강요

이번 주 복음에는 여러 사람들이 나옵니다.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다가 낫게 된 여인도 나오고 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 일어난 회당장 야이로의 어린 딸 열두 살 소녀도 나옵니다. 이밖에도 예수님, 군중과 제자들, 회당장 집 사람들, 야이로라는 회당장이 나옵니다. 이번 주는 이들 중 마지막 사람인 회당장 야이로를 한 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야이로는 이 복음에서 딱 한 번 말을 합니다. 자신이 아니라 딸을 위해 예수님께 간곡히 청하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 말은 예수님을 움직이시게 합니다. 성경은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라고 전합니다. 예수님이 회당장의 간청에 움직이셨기에 그 길에서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던 여인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많은 군중 덕에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갈 수 있..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마르 4,39)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을 때 제자들은 가장 먼저 무엇을 했을까요? 제자들은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은, 깨어나시어 바람을 멎게 하시고 바다를 고요하게 하신 일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이미 한 배에 오르셔서 자신들과 운명을 함께 하고 있는 분을 오해하고 심지어 몰아세웠지만 그분은 제자들의 부족함에만 반응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의 날 서고 거친 말투에, 진심을 곡해한 제멋대로 판단에 먼저 반응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짜 원하..

이번 주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마르코 복음에는 마태오 복음과 달리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표현이 분명하게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에 ‘복음을 선포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복음 선포’의 대상은 무엇입니까? 우리자신? 이웃?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 복음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복음 선포의 대상은 사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피조물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자면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것, 해, 달, 별, 나무, 동물, 강, 돌... 이 세상 모든 것이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 피조물들은 단순한 사물도,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도, 사회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불가결한 자원..

예수님께서 수난을 받으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것을 기념하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예수님은 곧 수난과 죽음이 다가올 것을 알고 스스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을 구원자로 환영하며 빨마 가지를 흔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라고 외치던 이들이 머지않아 “십자가에 못박으시오!”하고 외쳤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얼마 후 당신을 죽이겠다는 아우성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예수님, 환호하며 흔들었던 뾰족한 나뭇가지들이 결국 자신을 찌르는 가시관이 될 것을 알았을 예수님, 다 아시면서도 그들을 나무라지 않으시고 당신에게 닥친 모든 시간을 다 겪으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성지 주일을 지내는 우리는, 같은 입으..

미국 본당에서 일할 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입양된 한 소년이 사춘기가 되어 방황을 심하게 하자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었던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갔습니다. 추운 겨울, 아들을 데리고 산을 넘고 넘어 도착한 곳은 산과 산 사이의 벌판 같은 곳이었는데 일부러 찾으려해도 어려울듯한 그 곳에 도착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습니다. 전쟁 당시 대오와 떨어져 혼자 죽을힘을 다해 산속을 헤매던 군인에게 눈 덮인 산속 어딘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자신도 길을 잃어 얼어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아기의 울음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그는 얼마 후 아기와 엄마를 발견했습니다. 한 젊은 어머니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서 아기를 살리기 위해 눈밭에서 옷을 모두 벗은 채 자..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복음을 묵상하다가 나병 환자의 조용한, 담담하다 못해 평온하기까지 한 태도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낫게 해 달라고 엎드려 소리치며 매달려도 모자랄 판에, 넘을 수 없었던 경계를 넘어서(율법에서 나병 들린 사람과 접촉하면 부정하게 된다고 규정했기에 나병환자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도록 “부정하다 부정하다”하고 소리를 질러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어야 했습니다.) 대담하게 예수님 앞에까지 나아갔으면서도 왜 자신의 원의(저는 정말 낫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예수님의 원의(스승님께서 하고자 하시면)인 양 말하는가. 무릎은 꿇긴 했지만 왜 애절하게 매달리거나 간절하게 부르짖지 않나. 왜 이렇게 점잖기만 한가. 나병은 감염된 후 피부 괴사가 일어나..

이번 주 주일 복음은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장면입니다. 그 회당에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말하였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오늘은 이 더러운 영이 외친 말을 좀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회당 안, 어쩌면 우리 안에도 '나와는 상관없다'라고 외치는 영이 분명 있습니다. ‘좋은 말이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중요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잘못된 걸 알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필요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안타깝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맞는 말이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믿긴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성당에 다니고 열심히 활동도 하긴 하는데 내가 불편해지는 것은 조금도 양보하지 못해서 내 안에..

오늘은 마르코 복음사가가 전해주는 첫 번째 제자들의 부르심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시몬(베드로)과 안드레아를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습니다. 이 부르심에 제자들은 어떻게 응답했을까요? 네,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던 시몬 형제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이 부르셨을 때 어떤 이들은 호수에 어망을 던지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아버지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복음만으로는 그들이 예수님을 바라보았다거나 예수님을 따르고 싶어했다는 정보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저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었던 그들을 예수님께서 부르셨고 그들은 곧바로 어망을 쥔 손을 빈 손으로, 그물을 손질하던 시간을 빈 시간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제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