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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14,1-15,47 우리들은 예수님을 위해 가벼운 빨마가지를 흔들었는데 그분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무거운 십자가 나무를 짊어지셨다. (나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마르 14,1-15,47 우리들은 예수님을 위해 가벼운 빨마가지를 흔들었는데 그분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무거운 십자가 나무를 짊어지셨다. (나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4. 3. 23. 22:40
예수님께서 수난을 받으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것을 기념하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예수님은 곧 수난과 죽음이 다가올 것을 알고 스스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을 구원자로 환영하며 빨마 가지를 흔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라고 외치던 이들이 머지않아 “십자가에 못박으시오!”하고 외쳤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얼마 후 당신을 죽이겠다는 아우성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예수님, 환호하며 흔들었던 뾰족한 나뭇가지들이 결국 자신을 찌르는 가시관이 될 것을 알았을 예수님, 다 아시면서도 그들을 나무라지 않으시고 당신에게 닥친 모든 시간을 다 겪으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성지 주일을 지내는 우리는, 같은 입으로 예수님을 환영했다가 며칠 후 같은 입으로 “십자가에 못박으시오.”하고 외쳤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뻐하며 환호하던 이와 죽여라 악을 쓰는 이는 결국 같은 사람입니다.
당신의 죽음을 미리 아셨던 예수님은 당신을 환호하던 사람들의 발 빠른 변심도 모르시지 않았을 테지만, 당신의 죽음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을 십자가 위에서 내려다보시며 예수님은 하늘을 향해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지금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런 마음으로 우리들을 바라보시고 기도하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는 이 예수님의 마음에, 기도에 기대어 자신을 돌아보며 남은 사순절을 보내야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찬양하는 입으로 이웃을 험담하고 타인에게 모진 말을 내뱉는다면 오늘날의 예수님은 또다시 수난의 길을 걸으셔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예수님을 위해 가벼운 빨마가지를 흔들었는데 그분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무거운 십자가 나무를 짊어지셨음을 기억하며 나의 고통보다 주님의 고통에, 나의 억울함보다 주님의 억울함에, 나의 슬픔보다 주님의 슬픔에 다가가 예수님의 수난에 더욱 깊이 동참하는 거룩한 성주간을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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