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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04 (18)
깊이에의 강요

안소근 지음. 성서와함께. 누가 나에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후회하지 않는 것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말씀을 읽고 묵상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무슨 학위가 있다거나 성경에 대한 고매한 지식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묵상을 건져올릴 정도로 영성이 심오한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말씀은 내게 있어 공부가 아니라 기도일 수 있었다. 게으른 내가 유일하게 꾸준히 맛들여서 한 ‘수행’이기도 한데, 부르심을 들었던 것도 말씀 때문이었고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말씀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절대 후회하지 않는 오직 하나. 나는 말씀을, 더 잘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 이 책은 성경에 관한 비교적 최근에 나온 교회의 공식 문헌인 베네딕토 16세 교황..

팔레스티나 목자들은 낮동안에는 양들을 풀어놓아 풀을 뜯게 하다가 밤이 되면 임시로 마련한 우리에 들여보냈다고 합니다. 양들이 우리에 들어가려면 먼저 문을 통과해야 했고 목자들은 문앞에서 밤을 새며 지켰습니다. 예수님이 자신을 가리켜 양들의 문이라 한 것은 당신이라는 문을 통해서 우리 안에 들어온 양들은 모두 구원을 얻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양우리는 대부분 공동 우리였습니다. 그러므로 양들은 자기 목자와 다른 목자의 목소리를 구별할 줄 알고 자기 목자가 이름을 부르면 자신의 목자를 따라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양들과 달리 다른 음성을 듣고 따라갈 때가 많습니다.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해서일까요? 우리는 그분의 음성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음성을 따라가는 것은 우리의 욕심 때문..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요한 6,37) #dailyreading 이야기 나누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함께 걸어가면 그리 힘들지도, 크게 잘못 들어설 일도 없겠구나 싶었다. 내가 어떻게 걸어가도 물리치지 않으실 분인데, 혼자서 가려다 지쳐 머뭇거리고 비틀거리게 되는 건 아닌가도 싶었고. 본원 모임을 다녀왔다. 월요일은 늘 지친 상태라 모임을 가도 가만히 있고 싶고, 만사에 시큰둥하다. 어제도 그랬다. 동생 수녀님들이 하하호호 웃는 모습이 보기 좋기는 했지만 굳이 그 자리에 가고 싶진 않았다. 나는 좀 더 조용하게, 혼자 있고 싶었다. 모임 중에 나오는 이야기들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무엇을 할까 고민하기보다 ..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루카 24,28-29) #dailyreading 이 장면이 바로 영성체구나 싶었다. 그러니 영성체란, 더 멀리 가셔야 하는 분을 우리가 붙드는 일, 함께 묵자고(“Stay with us.”) 청하는 일, 결국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묵으시고자 우리 안으로 들어오시는 일.

(착한 사마리아인)비유는 강도로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시작점으로 선택하시는 때는 이미 공격을 당한 이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사건에 대하여 비탄에 젖는 데에 멈추어 있거나 강도들에게 눈을 돌리게 하지 않으십니다. - 교황 프란치스코, - 며칠 전 찍었던 매발톱꽃 사진을 보고 어느 신부님이 ‘어쩌자고 삶의 피멍이 저리 들었나’ 했고, 나는 ‘상처 입었다 말하기보다 살다보니 상처와 더불어 사는 법을 알게 되었나 보다’ 했다. 그리고 이 대화를 이틀 내내 곱씹었고, 어제 저녁 교황님 회칙 을 다시 읽다가 이 구절에 멈췄다. 예수님께서 시작점으로 선택하시는 때는 '이미 공격을 당한 이후'라는 것, 즉 상처를 입은 사람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다. 복음에서 강도 피해를 당한 사람의 치유는 강..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요한 6,11) #dailyreading 오병이어 기적의 중심에는 기도가 있었다. 내가 지닌 것이 적다는 변명 혹은 절망, 행동하도록 가르쳐 주시는 분에 대한 믿음, 넘치도록 남은 조각들을 모은 광주리를 보며 품는 희망에 묻혀 정작 기도를 잊으면 안 될 일.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십 년이 조금 넘은 지금에서야 ‘기도’를 조금 알겠다 싶다. 내 삶에서 기도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렇게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서 조금씩 알아간다. 거시적 안목이라 스스로 착각하며 거창한 기도를 한다고 믿었던 때도 있었고, 애써 불평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나 깨달음을 얻기를 청하며 개인 성화에만 집중하던 때도 있었고, 기도의 약함(하느님의 침묵)..

모리스 젱델 글. 밀양 가르멜 여지수도회 번역. 성바오로. 사순절 봉재책으로 읽은 책. 올해 사순절을 피정하듯 차분하게, 그러나 덜 분심하며 더 치열하게 보낼 수 있었던 건 이 책 덕분이다. 피정 강의록인데, 단순하면서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믿음을 열렬히 갈망하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었다. 살아보면 무디어지기도 하는 게 사람이다. 열심히 살기를, 느슨해진 태도를 단단하게 조이기를 원하면서도 막상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데 젱델 신부님 말씀은 날을 벼리듯 내 수도삶을 하느님 앞에서 갈고 닦을 ’이유‘를 상기시켰다. 나는 그 이유를 하느님 안에서 찾고자 했지만 정작 ’나‘를 잊지는 못했는데 젱델 신부님은 ’이유를 찾으려는 나‘마저도 하느님으로 바꾸도록 부드럽지만 명확하게 이끈다. 모리스 젱델 (Maurice Z..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요한 21,7) #dailyreading 이미 한 번 물에 빠져서 살려달라 외쳐보았던 베드로가 다시 물에 뛰어들었다. 물에 빠져 죽음의 공포를 맛보았던 그가 이번에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오히려 겉옷을 두르고 뛰어들었다. 이는 믿음이 한 일이다. 물에 빠진 자신을 건져내신 분, 배반한 자신을 믿고 용서하신 분의 믿음이 한 일이다. 그분이 의심을 품고(마태 14,31) 맹세까지 하면서 당신을 모른다고 부인했던(마태 26,74) 베드로를 믿으셨기에, 그분의 믿음이 이제 베드로의 믿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