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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03 (15)
깊이에의 강요

만날 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신부님들이 있는데 그들 중 하나인 오늘 만난 신부님의 이야기가 너무 감동스러웠다. 학사님이었을 때 만난 날 첫인상부터 '이 사람은 진심이구나.' 싶었는데 신학생 시절도, 사제가 되고 난 후 1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진심을 다해 살고 있는 사람. 사제의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이끌기도 하고 밀어주기도 하려면 '신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무얼 좀 더 배워야 할까 선배 사제에게 물었는데 그 선배 사제의 대답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는 것이었다. 뭘 더 배우는 것보다 사제의 삶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 지금이야말로 성경 통독을 제대로 해보고, 학위를 따는 공부가 아니라 히브리어를 공부하면서 원어 성경을 읽어본다던가, 환경 문제에 귀를 기울여 등을 깊이 있게 읽고 ..

지난주에는 예수님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여인의 변화를 들었다면, 이번 주는 처음부터 볼 수 없었던 사람, 태생 소경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요한복음 사가는 태생 소경을 가리킬 때 ‘남자’를 가리키는 그리스 단어 아네르άνήρ를 쓰지 않고 ‘인간’이나 ‘인류’를 가리키는 안트로포스άνθρωπος를 씀으로써(창세기의 ‘아담’처럼)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영적으로 눈이 먼 존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복음사가는 이미 로고스 찬가에서 예수님이 사람이 되신 목적이 영적으로 눈먼 인간에게 하느님을 보여주려는 것임을 밝혔습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주셨다.”(1,18) 하느님을 본 적 없는(=태생 소경) 인간에게 하느님을 알려주시는 분 ..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루카 15,12) 오늘 묵상은 작은 아들의 이 말에서 멈췄다. 당당하게 요구한, 아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 이 말이 아버지에겐 얼마나 가슴 아픈 말이었나. 내게 당연하고 당당했던 수많은 말들이 그분께도 그들에게도. 내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먼서도 자꾸 까먹는다.

Painting by Helen Cherkasova. Christ and the Samaritan Woman. 이번 주는 사마리아 여인이 나오는 복음입니다.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요한 4,15)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의 말입니다. 이 여인은 안좋은 소문에 휘말려 있어서 사람이 없는 시간인 정오 무렵,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어쩔 수 없이 햇볕이 가장 뜨거운 시간에 물을 길으러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없으니 수군거림은 피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다니지 않는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홀로 물동이를 짊어지고 걸어야 했을 것이고, 무거운 우물 뚜껑을 열어주거나 물동이를 이는 것을 도와줄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최연주 글, 그림. 엣눈북스. 하하하! 맞아. 숲속 주민들은 나를 무서워해. 그래서 나는 주로 비 오는 날 밤에 나오곤 해. 검은 곰은 진흙에 빠진 모의 가방을 털어 주며 말했어요. 곰은 들고 있던 랜턴을 들어 나무를 비추며 말했어요. 두려움이란 건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거야. 어두운 숲속 괴물같이 보이는 나무도 빛에 비춰 보면 그저 나뭇잎이 붙어 있을 뿐인 것처럼 말이야. 일단 그림도 이야기도 너무 귀엽고^^ 자신을 오해하고 소문을 내고 다니는 이들에게 당장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기보다는 비오는 날 밤에 나오곤 한다는 곰의 마음 넓은 말.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는 마음 넓은 말. 내 억울함만 급해서 당장 해결하려고 채근하지 않고,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마음 넓은 곰. 이 귀..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마음산책. 그녀는 삶의 한계를 받아들였다. 이 고뇌와 이 만족이 그녀를 우아하게 했다. 퍼즐을 맞추는 듯한 책 읽기였다. 작은 조각으로도 충분한 수많은 하나를 서로서로 잇는다. 가는 선 하나, 선이 나아가는 방향, 무늬의 진행 과정, 섞이는 색깔까지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며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잇는다.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조각들을 이었다 붙였다 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동일 반복되는 행위는 전체를 그려보는 일. 모호한 채로 확신하면서 전체를 향해 나아가는 일. 조각을 조각으로 받아들이기. 조각이 모인 전체 또한. 그런 게 삶인지도…

쥘리 델포르트 지음. 윤경희 옮김. 바람북스. 우리는 잘못된 것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다. 받지 않은 것을 빼앗으려는 것도, 내 것을 아닌 것을 탐내는 것도 아니다. 내게‘도’ 주어진 것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고 싶을 뿐이다. 무너지고 싶지 않고 갇히고 싶지 않은 것. 그저 내 자리에서 자라나고 싶은 것. 내 자리에서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리며 뿌리를 내리고 햇빛 아래에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맞고 잎을 떨구며 … "대신 창밖으로 바다를 볼 수 있게 층을 하나 더 올리도록 했다." "바닷가에 반쯤 사그라든 모닥불이 있다. 나는 불을 되살리려 나무를 그러모은다." "이처럼 돛단배를 타고 노를 저을 줄 아는, 나무와 버섯의 이름을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