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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9/11 (14)
깊이에의 강요
Shion Miura 지음. 서수진 옮김. 미우. 이야기는 너무 좋은데, 만화라는(일본 만화 특유의) 장벽을 넘진 못했다, 내가 유튜브에 적응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뜬금 없이 바뀌는 분위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싶은 과한 표현이 나에겐 몰두를 방해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가 좋긴 좋다. 꼭 사전이라기보다는, 누가 뭐래도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키는 묵직한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내 것이 되지 않은 말을 바르게 해석하는 건 불가능하죠."
호프라슨 지음. 심혜경 옮김. 시공주니어. 책을 덮으니 '나의 완벽한 여름'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왔다. 주인공이 모든 걸 갖추어져서가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받아들이려 했기에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더불어 이런 책을 잘 접하지 못했던 내 유년 시절이 조금 서글펐다. "가설들 세우는 건 그만두자. 네 자신한테 칭찬 좀 해줘. 누나가 너랑 어울리고 싶었던 이유는 널 좋아해서야."
이현 지음. 창비.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같았다. 영웅이라서 왕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될 때 왕이 된다. 상대가 악이어서도 아니고, 환경이 척박해서도 아니고, 다른 왕들을 이겨서도 아니고. "초원 어디에도 쓸모없는 것은 없었다. 하찮은 사냥감, 바닥을 드러낸 웅덩이, 썩은 나뭇등걸, 역겨운 풀, 다치고 지친 떠돌이 사자들... 마디바가 쓸모없다고 여길 그 모든 것들이 지금껏 와니니를 살려주고 지켜 주고 길러 주었다.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초원에서는 초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든대. 비구름이 머무는 동안에는 비구름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고." "와니니 무리가 함께 포효할 수 있는 땅, 그것이 와니니가 원하는 것이었다. 와니니 무리가 가져야 할 것이었다. 물도 부족하고..
필리파피어스 지음. 김경희 옮김. 길벗어린이. 소년과 소녀였어도, 할머니와 소년이라도 추억은 추억. 추억이 시간만을 초월하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어른이 해석하는 아이의 말, 아이가 표현하는 아이의 생각이 어긋날 때마다 답답했고. '공유'만으로도 얼마나 우리는 따뜻해질 수 있나.
임마꿀레 일리바기자 외 지음. 김지연 옮김. 예문. 더보기 예수님- 나는 전능하고 나에 대한 마음을 보는 힘을 갖고 있단다. 최후 심판날에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살펴서 그가 최후 순간에 하느님과 사탄 간의 전쟁에 빠지긴 했지만 진정한 신자라면, 그가 끝까지 진정한 신자라면 그들을 구할 것이다. 세가타샤- 그러면 평생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을 마음에 받아들이지 않았던 자가 최후 심판날의 하느님과 악마 간으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그들은 천국으로 가게 되나요? 예수님- 천국에는 평생 하느님이 아니라 사탄을 위해서 일한 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 그런 사람은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최후 심판날에 사탄을 위해서 일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마음이 하느님 쪽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5절) 키가 작아 군중 때문에 예수님을 볼 수 없었던 자캐오는, 예수님을 뵙기 위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캐오를 보시자마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다름 아닌,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였습니다. 결국 예수님을 뵙기 위해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던(4절) 자캐오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다시 내려와야 했습니다.(6절) 우리는 흔히 성덕을 '쌓는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늘에 쌓은 성덕이라면 세상에서는 쉽게 눈에 드러나지 않겠지요. 성덕이 드러나는 방법은 겸손을 통해서, 즉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느냐가 그 사람의 성덕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이렇게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은 높이 오르는 길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하늘에 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