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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9/11/05 (4)
깊이에의 강요
Shion Miura 지음. 서수진 옮김. 미우. 이야기는 너무 좋은데, 만화라는(일본 만화 특유의) 장벽을 넘진 못했다, 내가 유튜브에 적응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뜬금 없이 바뀌는 분위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싶은 과한 표현이 나에겐 몰두를 방해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가 좋긴 좋다. 꼭 사전이라기보다는, 누가 뭐래도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키는 묵직한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내 것이 되지 않은 말을 바르게 해석하는 건 불가능하죠."
호프라슨 지음. 심혜경 옮김. 시공주니어. 책을 덮으니 '나의 완벽한 여름'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왔다. 주인공이 모든 걸 갖추어져서가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받아들이려 했기에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더불어 이런 책을 잘 접하지 못했던 내 유년 시절이 조금 서글펐다. "가설들 세우는 건 그만두자. 네 자신한테 칭찬 좀 해줘. 누나가 너랑 어울리고 싶었던 이유는 널 좋아해서야."
이현 지음. 창비.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같았다. 영웅이라서 왕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될 때 왕이 된다. 상대가 악이어서도 아니고, 환경이 척박해서도 아니고, 다른 왕들을 이겨서도 아니고. "초원 어디에도 쓸모없는 것은 없었다. 하찮은 사냥감, 바닥을 드러낸 웅덩이, 썩은 나뭇등걸, 역겨운 풀, 다치고 지친 떠돌이 사자들... 마디바가 쓸모없다고 여길 그 모든 것들이 지금껏 와니니를 살려주고 지켜 주고 길러 주었다.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초원에서는 초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든대. 비구름이 머무는 동안에는 비구름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고." "와니니 무리가 함께 포효할 수 있는 땅, 그것이 와니니가 원하는 것이었다. 와니니 무리가 가져야 할 것이었다. 물도 부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