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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9,1-10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레지오 훈화)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19장

루카 19,1-10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19. 11. 3. 14:28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5절)

키가 작아 군중 때문에 예수님을 볼 수 없었던 자캐오는, 예수님을 뵙기 위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캐오를 보시자마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다름 아닌,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였습니다. 결국 예수님을 뵙기 위해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던(4절) 자캐오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다시 내려와야 했습니다.(6절)

 

우리는 흔히 성덕을 '쌓는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늘에 쌓은 성덕이라면 세상에서는 쉽게 눈에 드러나지 않겠지요. 성덕이 드러나는 방법은 겸손을 통해서, 즉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느냐가 그 사람의 성덕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이렇게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은 높이 오르는 길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하늘에 닿기 위해 바벨탑을 쌓았던 창조사의 인간들.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 내려다보게 했던 사탄의 유혹...

 

아무도 드러내놓고 나는 높은 길로 가겠다고 쉽게 말하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혹은 가끔씩 타협하며 높은 곳, 사람들이 쉽게 넘나들지 못하는 위치를 갈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할 것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 재미있는 표현을 하나 덧붙였습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9절) 네, 얼른 내려와(6절)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인 자캐오의 집에는 구원도 내렸습니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하늘에서 내려오셨지요. 

 

우리가 가는 길은 어떤 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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