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깊이에의 강요
정세랑 장편소설. 문학동네. 마침표까지도 나무랄 데가 없는 이야기. 역시 정세랑. 흥미진진하고 너무 재미진데(사투리 쓰고 싶어서 ㅎㅎㅎ) 치밀하고 따뜻한, 게다가 정중하기까지 한 이 이야기가 서둘러 끝나버리면 나는 어쩌나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계절마다 경주에 가 다음 이야기를 건져오고 싶다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두 팔을 번쩍! 제발요!!! 밑줄 그어 남긴 문장들을 다시 읽었다. 나는 정세랑 작가의 힘이 바로 이런 문장들이라 여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 잘 드러나지 않아도 소설 전체를 받치는 힘이 이런 문장에서 나오고 나는 또 그의 책에서 이런 문장을 보물 찾듯 발견하는 게 너무 좋다. p.33 "밤새 갑판을 살폈어야 할 불침번은 잔잔한 파도소리에 그만 잠들어버렸노라고 무릎을 꿇었다..
황정은 연작소설. 창비. p.266 서수경은 내 머리에 손을 올리며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니 나는 속상하다고 진짜 속상해서 그 사람들을 일일이 방문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한 사람이 말하는 상식이란 그의 생각하는 면보다는 그가 생각하지 않는 면을 더 자주 보여주며, 그의 생각하지 않는 면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비교적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당신은 방금 너무 적나라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그렇지. 적나라赤裸裸.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열린책들. 릴라와 레누와 또 다른 이들과 함께, 나역시 떠났지만 매여 있던 순간과 머물렀지만 헤매던 순간을 떠올리자니 서글프기도 했고 인생의 신랄함에 가련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디까지 가야하는 걸까.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 지음. 장영재, 김재경 옮김. 웨일북. 타인을 인간 이하로 보는 비인간화에 대한 거의 모든 역사를 다룬 책. '자기도취적 집단 차별과 잔혹한 폭력성이 나타나는 심리학적, 사회학적, 인류학적 설명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하나의 원인에 초점을 둔 단편적 주장이 아니라 거대한 진화사적 관점에서 포괄적 설명을 시도'(감수의 글)한 책이다. 살면서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사람이 사람을 저렇게 대하나 싶은 일이 얼마나 많나. 개인에서부터 소규모 집단, 국가나 민족으로까지 이 무자비한 비인간화는 상대를 거침 없이 무너뜨리고 잡아 뜯고 짓밟는다. 책을 통해 답답함도 해소하고 무엇보다 그 연유를 알고 싶었지만, 내가 얻은 답은 명확한 연유가 아니라 비인간화는 거의 태초부터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루카 13,19) 먼저 겨자씨를 가져다가 ‘내 정원’에 심을 것. 사람 사이도 그렇고 사회 생활도 그렇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내 자리를 내어주고 뜻과 방식, 규범 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관계를 이어가기가 만만치 않고 공동체에 자리잡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이 고된 노동보다 힘들 수 있다. 하느님 나라를 내 안에 받아들이고, 내 안에 자리잡도록 나를 내어놓지 않고서는 내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할 방도가 없다. 하느님 나라에 영원히 들어가기 전까지는 내 안에 하느님 나라를 마련해야 하는 법. 그러니 겨자씨를 정원에 심듯, 내 안에서 하느님 뜻이 단단히 뿌리내..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높이면 낮아지고, 낮추면 높아진다는 말씀을 곰곰이 마음으로 그려보다가 어릴 적 타고 놀았던 시소가 떠올랐습니다. 시소는 혼자서는 타기도 어렵고 탄다고 해도 재미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없으면 안됩니다. 신앙생활도, 시소도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지 않습니다. 개인 기록을 측정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서 즐기는 놀이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시소놀이에서 가장 곤란한 것은 상대방의 호응이 없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올랐으면 상대를 올릴 줄도 알아야 놀이가 되는데, 상대방이 나를 올려주고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면 그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매번 평등하고 균등하게 주고받는 사랑이 있겠냐마는, ..
은희경 산문집. 난다. 초보가 된다는 것은 여행자나 수강생처럼 마이너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지점에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나이들어가는 것, 친구와 멀어지는 것, 어떤 변화와 상실, 우리에게는 늘 새롭고 낯선 일이 다가온다. 우리 모두 살아본 적 없는 오늘이라는 시간의 초보자이고, 계속되는 한 삶은 늘 초행이다. 그러니 '모르는 자'로서의 행보로 다가오는 시간을 맞이하는 훈련 한두 개쯤은 해봐도 좋지 않을까. 뭐랄까, 책을 읽다보니 작가님과 은근 친해지는 느낌이랄까, 밥 한 끼 나눈 사이 같달까, 얼굴 한 번 마주한 적 없지만 소소한 일로 가끔 멘션을 주고 받는 sns(페북 아님. 인스타 아님) 친구 같달까… 물론 상상만으로 그칠 일이지만, 괜히 이런저런 공통점을 만들어서 가까운 사이..
모두가 엎드린 순간, 그 경배의 순간에도 의심하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 의심하는 사람들은 엎드려 경배하는 사람들 안에, 혹은 내 안에 나와 함께 공존합니다. 하지만 마태오 복음사가는 의심하는 이들을 그대로 둔 채 바로 이렇게 상황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18절) 예수님은 무덤에 묻히신 후 두려워하던 여인들에게 마주 오셨던 것처럼(28,9) 제자들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좁히며 다가가셨습니다. 의심하는 이들이 함께 있는 공동체에게도 다가가신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우리들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때로 믿음이 약해 의심을 하더라도 그분은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런 후 예수님은 하느님이 예수님을 보내시듯 그렇게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