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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꽈리
2006.10.17. 그렇게 가고 싶던 본원에 다녀왔다... 카펠레를 지나쳐 복도로 들어서는데 꽃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백일홍 한송이, 꽈리 하나... 이쁘긴 한데 왠지 오늘은 맘에 안든다. 내맘이 심퉁해서겠지... 저녁기도를 마치고 복도를 지나쳐오는데 창턱에 놓인 꽃병 하나가, 아니 거기 꽂힌 백일홍 말고 꽈리 하나가 지나치는 내 눈에 또다시 쑤욱 들어왔다. 대수련 수녀님들의 30일 피정 나누기를 듣고 있었다. 난...거기 앉아있는게 너무 힘들었다. 피정 나누기가 너무 생소했다. 억지로 앉혀놓은 아이처럼 내내 몸을 비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서 눈을 감았다. 억지로라도 집중해볼라고...근데 낮에 본 꽈리가 보인다. 눈을 지그시 감으면 감을수록 꽈리만 더 선명해진다. 심술이 발동했다. 백일홍이야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