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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딴 건 없어, 지운아 본문
2006.8.1.
드디어 오늘 마저 한명이 집에 갔다..
지운이를 만났다, 누나랑.
누나가 농협 간 사이에 물어온다.
"넌?"
글쎄, 난...
"그냥 좀 참고 견디면서 기도하고 기쁨을 찾고 그런거 아냐?"
부제님 다운 말이다..
난 수도생활이 기뻐서 이러고 있는게 아니다. 한없이 기쁜 삶이란게 글쎄요... 있을까요?
난 대답했다.
사는게 너무 좋아서 사는 거 아니야. 수도삶이건 뭐건 다 그런건 아니야. 그냥 이런 저런 일 모두 있는 거야.
내가 너무 잘 살아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건 더더욱 아니야. 그냥 하느님이 날 불러서 이러고 있는 거야.
날 부르셨다는 걸 너무나 확실하게 가르쳐줬기 때문에, 그래서 내 길이기 때문에 이렇게 가는 거야.
다 버리고 가고 싶었던 적...솔직히 있었지...
근데 이러고 있는 건 그야말로 하느님 때문이야. 바쳐드릴 것 하나도 없는 이 부끄러운 가난한 몸뚱이를 안고서,
여전히 넘어지고 제대로 못일어서는 걸 밥먹듯 하고 있는 이 보잘것 없는 삶을 안고서 가는 건...그야말로 하느님 때문이야. 딴 건 없어, 지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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