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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0/02/15 (3)
깊이에의 강요
말을 한마디만 딱 떼어내서 이해하거나 판단하면 위험하듯이 사람을 볼 때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그 사람의 일부이고, 그 말을 하게 된 경위나 그 사람의 요즘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순간의 판단은 섣부를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일부를 보고 들은 판단’이 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마련이라서 그렇습니다. 성경 말씀도 그렇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데도,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볼 때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를 알아들으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용히 성체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덧붙이는 것이나 생략하는 것에서 나의 속마음이 ..
친구들, 한 주간 동안 잘 지냈나요? 지난 주 연날리기가 무척 재밌었지요? 독감에 걸려서 성당에 오지 못한 친구도 있었는데 이번 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모두 만날 수 있어서 수녀님은 친구들에게도, 하느님께도 참 감사해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산상설교의 한 부분이예요. 우리가 지켜야 할 율법이나 계명에 관한 가르침인데요, 눈치 챈 친구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러번 반복되는 문장이 있어요. “...라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살인만 안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형제에게 무례..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마르 8장) 제일 먼저 올라오는 생각은 매번 내 것을 내놓아야 하는가였었다. 뭘 그리 내놓았다고, 아니, 평생을 내놓고 살고자 시작한 삶이 아니었던가. 읽고 또 읽어도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어떤 이유로도 지금 내 마음을 달랠 수는 없을 것 같았고 길에서 쓰러져 버릴 거라는 예수님의 말도 내 마음의 장벽을 뚫지는 못할 것 같았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들이(제자들이) ‘나누어 주었다’는 부분을 읽은 후에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일곱을 내놓았는데 일곱 바구니가 남았더라. 무엇보다, 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