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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수녀님들이 묻혀 계시는 곳...을 오르면서... 아직 나무의 기름냄새가 다 빠지지도 않았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이곳에 누워 계신다. 나는 이곳에 가끔 하소연 하러 들르곤 했다. 내가 여기에 묻힐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달라고...떼를 쓰며...
울고 있다. 억지로 참는 울음소리가 내 가슴에 닿는 것 같다. 저 손....저 손... 억지로 참아내고 있는데 누군가 건드리면...그 울음은 결국 터지게 된다. 스티커숨기기 태그
새로 생긴 산책로 개발 때문에 농장도 없어지고...집도 몇개가 벌써 헐렸다. 그래서 새롭게 산에다가 산책로를 만들었다. 여유 시간 즐기려고 만든 산책로가 아니지만 산에다 만든 것이라서 인위적인 냄새가 많이 나서... 동산을 오르거나 산책길을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정리하기도 한다. 어떤 땐 가득찬 것들을 비워내기 위해 ,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잊어버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걷기도 한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걸쳐놓은 나무를 밟으며......정신 없이 가다가 하느님이 미끌어지지 말라고 걸쳐놓으신 나무에 걸려넘어지곤 하는 나...... 디딤돌을 내내 장애물로 착각했던 시절...그 어리석음이 토해내는 도닦는 소리... 스티커숨기기 태그
그래, 뚫고 피워내자. 성모님 앞에 있는 바위틈새. 내맘이 돌밭 같을 때도...저런 꽃 하나 피워낼 온유를 주소서.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아도 아버지, 당신 앞에서 작은꽃 하나 피우는 이 바위덩어리 같은 내 맘...알아주소서.
내가 사랑하는 수녀원 복도. 이 복도를 걸으면서 했던 기도... ` 제가 걷는 이 길이 당신의 길이 되게 하소서. 햇살만으로 충분한 이 복도처럼 당신만으로 충분한 수도자 되게 하소서.`
피정 마지막 밤 중정을 산책하고 있는데...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별도 하나 보인다.. 내 안에도 작은 달이 떴다. 태양의 빛이 있어야만 빛날 수 있다는 달이...하느님이 계셔야만 존재할 수 있는 나라는 인간. 아직은 채우고 채워야 하는 단계지만... 충만해뵈는 보름달이 언젠간 되겠지?
저 틈을 비집고 생명을 뻗는 녀석... 말라빠진 몸을 찾아든 놈을 내치지 않고 오히려 자기 가슴을 관통하게 허락한 이 놈... 대단한 놈들이다. 내 메마른 가슴을 관통하는 것은 뭘까...도대체 내가 관통하도록 내 가슴을 보여주기라고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