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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수도원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가 모이는 곳이 바로 성당이다. 부활 성야미사 엑술테 중... 그래도 "참으로 필요했네~"라는 구절은 잊혀지지 않는다. 내게도 참으로 필요했던 아픔들이 있었기에... 스티커숨기기 태그
아, 그리운 이곳~ 굴려낸 돌과 열린 무덤, 그리고 아마포...부활하신 예수님의 흔적. 감싸는듯 가지를 뻗은 꽃. 언제나 묵상 후에 꽃꽂이를 시작하시는 알비나 수녀님 덕에 우리들의 전례는 얼마나 더 풍성해 지는지... 아담한 우리 수녀원 성당을 사랑한다.
십자가의 길을 들어서며... 바닥에 잔뜩 쌓인 이 낙엽들을 밟아본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수북히 쌓인것들은 무엇인가... 바스락 소리내는 낙엽처럼 내 안의 그것들도 가끔은 소리를 낸다. 예수님을 따라 걷는 길... 그것들의 소리에도 귀기울이며, 그게 무엇이든 모조리 바쳐본다.. 찌꺼기일뿐일지라도...
까마득하게 보이네... 한달에 한번은 꼭 이길을 걸어야 하지.. 처음처럼, 처음 이곳을 걸어들어갔던 그때처럼, 세상으로 난 문을 닫고 영원으로 들어가고자 걸어갔던 그날처럼...
본원 도서관에 계시는 우리 사부님이시다^^ 베네딕도 성인은 성독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신 분이셨다. 우리 베네딕도 수도자들은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에 모두 모여서 총장님의 담화도 듣고, 재의 계절에 단식과 극기를 약속하며, 육적 배고픔을 영적으로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기도를 결심한다. 이때 각자가 사순시기 때 성심껏 읽고자 미리 봉헌한 책을 원장님으로 부터 받는다. 성독... 그나마 내가 좀 열심히 하는 거다... 우리 사부님은 언제나 맘에 든다. 스티커숨기기 태그
너무 예뻐서...좀 크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지붕을 쳐다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싶기도 하지만 발 디딜 자리도 거의 없는 저곳에 백일홍을 심고 매일 창문으로 드나들며 물주고 사랑해준 그 누군가가 있었기에 우리 집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은 백일홍의 향내나는 인사를 받는다. 수녀원 건물이 좀 삭막할 수 있는데 이 자잘한 꽃들때메 한결 부드러워지는거 같다. 우리 삶도 그렇겠지... 자칫하면 건조한 삶이 될 수도 있는 서원의 삶이지만 작은일에서 만나는 기쁨 때문에 한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