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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피정 가서 처음으로 동산으로 산책을 오르다가 발견한... 피정 가기 전에 그랬었다... 어디 한군데가 잘려나간듯... 근데 그게 아프다기보다 그냥 허전했다. 고통에 무감해지면 위험한데... 그러나 이 놈을 만나고 아... 잘려나간 그 허무한 상처에서 싹이 돋을 수도 있구나... 새순이 돋을려고 나 여기 와 있구나...질긴 생명이 아름다웠다. 스티커숨기기 태그
성주간 성금요일 전례 중 본원 십자가 경배 행렬이다. 3번의 절을 하고나서야 도달하게 되는 십자가. 그 앞에 장미꽃을 봉헌한다. 그분 십자가를 내 삶으로나마 아름답게 해드리고자... 예수님을 한없이 사랑하고 싶은 내 마음과 턱도 없이 모자라뵈는 내 한계점 때문에 가끔은 슬퍼지지만...오늘도 나는 예수님을 사랑한다.
우리집은 거의 정사각형에 가깝다. 건물이 ㅁ자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고 그 중간은 비밀의 정원이...완전 봉쇄구역이지만, 좋은 세월탓인지 이렇게도 공개가 되는군. 유기서원자 복도 창문으로 내려다보이는 정원. 우린 이곳을 중정이라 부른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큰?? 그러나 별 용도를 알 수 없는 정원이 이렇게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몰랐다. 근데 살다보니 알겠드라... 속을 비워라. 내면을 정리정돈할 것. 과거 수도자들이 왜 그리 복도를 걸으며 도를 닦으셨는지... 본원에 갈 때마다 중정을 돌곤 한다...
내가 사랑하는 자목련. 본원에는 자목련이 꽤 곳곳에 있다. 진한 색깔의 자목련이 아니라 내내 아쉽긴 했지만 어렸을 적 우리집 마당에서 우아한 꽃을 피워냈던 자목련을 추억하기엔 그럭저럭 괜찮았다. 오래된 나무라 그런지 꽤 풍성하다. 즐거운 우리집~
수도원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가 모이는 곳이 바로 성당이다. 부활 성야미사 엑술테 중... 그래도 "참으로 필요했네~"라는 구절은 잊혀지지 않는다. 내게도 참으로 필요했던 아픔들이 있었기에... 스티커숨기기 태그
아, 그리운 이곳~ 굴려낸 돌과 열린 무덤, 그리고 아마포...부활하신 예수님의 흔적. 감싸는듯 가지를 뻗은 꽃. 언제나 묵상 후에 꽃꽂이를 시작하시는 알비나 수녀님 덕에 우리들의 전례는 얼마나 더 풍성해 지는지... 아담한 우리 수녀원 성당을 사랑한다.